<13.07.06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각본 없는 드라마는 오늘도...”

각본 없는 드라마는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필리핀 까비떼 빈민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고 현지 통화사정도 열악하다보니 제 응답이 더딥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연이어 걸려오는 반가운 전화로 인해 마음은 계속 벅차오르기만 합니다.

오늘 저에게 특별한 소식을 전해주신 분은 황해도 도민회 회장님이신 여인찬 선생님 이십니다. 저희 아버님과 여 선생님의 친형님께서는 한 동네에서 함께 자란 너무도 친한 친구시라면서 반가움에 목이 메셨습니다.

90여년전 아버님과 한 동네에 같이 태어나셔서 이웃집에 사시던 분들까지도 연결이 되다니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또, 8240부대에 계셨던 용사 한 분께서 오늘 KTV 한국정책방송 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보시고 너무도 큰 감동을 받으셨다며 저에게 보도기사를 보내주셨습니다.

「8240부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6.25전쟁 당시 현재의 서해북방한계선 너머 오작도까지 지켰던 유격부대인데요. 이들의 활약상이 최근사진으로 공개됐습니다. 이지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황해도 해안에서 1.5km 떨어진 오작도. 지금은 서해북방한계선 NLL 너머에 있는 북한땅이지만 60년 전만 해도 우리 군이 지키던 섬입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몇 달 전, 오작도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이 군인들은 바로 8240부대, 미 극동군사령부 유격부대의 대원들입니다.

1951년에 만들어진 8240부대는 6.25전쟁 당시 서해 5도 지역과 황해도, 동해에서 기습 공격을 펼쳤습니다. 대원수는 3만명에 다다랐고, 그 중 여성인 20%는 북한에서 첩보활동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부대 특성상 계급도, 군번도 없었습니다.

여기에다 유엔군사령관이 남북의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 서해 5도와 북한 중간에 NLL을 설정하면서 부대는 목숨걸고 지켰던 황해도 지역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존재도 서서히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8240부대 대원이었던 최일도 목사가 최근 8240부대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들의 활동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전화인터뷰-최일도 목사]
"이분들에 대한 숭고한 희생에 머리가 숙여지고요. 정전 60주년 맞이해서 이분들의 이 놀라운 활약 사실을 알리게 된 사진, 기록물들이 더 많이 발굴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름도, 흔적도 없이 역사에 기록된 8240부대. 정전 60년을 맞아 사진으로만 남은 이들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TV 이지수입니다.」

한국 뿐만아니라 미국 워싱턴에서 보내주시는 연락도 제 가슴을 계속 뜨겁게 합니다. 미 펜타곤에 파견 중이며 비밀해제 협상 및 자료수집을 위해서 거의 머물다시피 하며 자료를 발굴하는 남보람 소령이 밝혀준 사실이 또다시 제 마음을 울립니다.

「1952년 1월, 8240부대 특수 부대원들이 평양 북쪽 내륙에 공수강하하여 침투합니다. 인원은 97명. 이들은 한 달 뒤 증원요청을 합니다. 하지만 거부됩니다. 그리고 석 달 뒤 보고가 들어옵니다. "추락했던 미군 조종사 5명 발견". 그리하여 1952년 5월에 73명의 부대원을 더 증원하여 침투시킵니다. 그리고는 연락두절입니다. 아무도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이 작전명은 ‘블루 드래곤’이었다고 합니다. 이 작전에 참여한 170명 전원은 장렬하게 전사한 것입니다. 단 한명의 생존자가 없었다는 것이 미국이 갖고 있는 문서자료에 의하여 최근에 밝혀졌습니다.

8240부대의 이러한 혁혁한 공로가 이제라도 역사학자들에 의하여 발굴되는 것이 너무도 감사할 뿐입니다. 정전 60주년을 맞이해서 군번이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국군들 뿐만아니라 8240부대같은 군번없는 군인들, 용맹한 무명용사들의 활약을 더욱 이 세상에 알리기를 원합니다.

이름도, 군번도, 흔적도 없이 자유 수호를 위해 애썼던 무명용사들에 대하여 우리 국민들은 너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몰라도 너무도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파묻힌 역사와 있는 그대로 사실을 더욱더 알려야 하겠다는 책임감이 막중해 집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는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아하!!


조선일보 “1953년 5월(停戰협정 직전) 오작도 점령했던 우리軍, NLL(북방한계선) 긋기 직전 '눈물의 철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04/2013070400185.html

조선일보 “[停戰 60주년 기획] 서해섬 용사들, NLL 아래로 내려오라 하자 "피로 지킨 곳을…" 통곡”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04/2013070400218.html

KTV “오작도를 점령했던 8240부대”
http://www.ktv.go.kr/ktv_contents.jsp?cid=466796

국민일보 “최일도 칼럼-죽더라도 아니 잊을 것입니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343459&cp=nv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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