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

다일현장 2010. 6. 30. 15:07

요즘 밥퍼가 시끌벅적합니다.
진지를 드시는 어르신들도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 있는 듯합니다.
오늘 대 아르헨티나 전에서 우리가 열세라는 주장에, 건너편에 앉아계시던 분이 상기된 얼굴로 목소리를 높여 이번에 우리 대한민국이 꼭 이겨야 한다고 반론을 펼칩니다.^^
월드컵이 우리 어르신들에게도 큰 화두입니다.
얼른 밥 드시고 응원해야 한다고들 하십니다.^^

최근 밥퍼에 봉사계층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주로 성인들 중심으로, 직장인과 기업, 어머니들이 중심이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대학생, 아버지, 심지어 중학생과 초등학생까지 자원봉사 계층이 다양해졌습니다.
주말과 수업이 없을 때, 혹은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들이 늘어 갑니다.
염광고등학교 학생들과 서일중학교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밥퍼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각 반이 일일교사가 되신 학부모님과 함께 자원봉사 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들은 수업을 마치고 오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일환으로 봉사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학교 교육 관계자들의 교육 마인드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사안이라 여깁니다.

학생들에게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육이 아니라 학교 밖 현장 속에서 교육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흐뭇해했습니다.
특별히 현장 교육의 일환으로 경희초등학교 특별활동부가 교사들과 부모님들을 모시고 밥퍼를 탐방하고 밥퍼의 역사, 활동을 배우고, 밥퍼가 만나는 노숙인, 독거노인 등 우리 사회 가장 소외된 분들을 대상으로 참사랑의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음을 머리가 아닌 눈으로 보고 귀로 직접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초등학생들이 모금한 1,440,000원을 전달받았을 때,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그 고사리 손으로 밥퍼를 찾으시는 어르신들에게 밥 맛있게 드시라고, 건강하시라고, 힘내시라고, 행복하시라고 적힌, 입구에 대문짝만하게 붙여진 위문 편지을 보고는 아직도 저와 밥퍼 가족들과 밥퍼를 찾으시는 어르신들은 흐뭇해하고 얼굴에 미소를 띱니다.
고사리 같은 손이지만 이웃을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위로의 말을 남길 줄 아는 경희초등학교 학생들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학생들을 지도해주시는 학교 교육관계자들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밥퍼나눔운동이 오늘도 계속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아름다운세상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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