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7. 19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슬픔도 잘라내고 싶어요!”

두주후에 아프리카에 가서 쿤두치 빈민촌 아이들의 머리를 깍아주고 싶어서 오랜만에 바리깡을 손에 잡았습니다. 단골 할아버지들은 미심쩍은 얼굴로 저를 바라보셨는데 네팔형제 쓰리스타님은 기꺼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실습용(?)으로 기쁘게 내어 맡기셔서 저의 묵은 솜씨를 갈고 닦았습니다. ...

이, 미용 봉사팀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도대체, 최목사님은 못하시는 게 뭐예요?”
“아이고, 너무너무 많아요, 하나님께서 어떻게 저같이 형편없는 사람을 도구로 쓰시는지 그게 그저 신비로울뿐이예요!”

그러자 먼저 이발을 마친 노숙인 한 형제가 제 곁에 다가와서 조용히 하는 말이 제 마음을 아프게 했고 또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오늘 치렁치렁한 제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잘라낸 것처럼 말입니다. 제 슬픔도 잘라내고 싶어요! 목사님, 저 좀 도와주세요! 배반당해서 생긴 분노와 슬픔도요 이제는 다 잘라내고 싶은데 말이지요, 이게 잘 안 돼요, 어떻게 하면 되요?”

그런데 형제의 말을 듣는 순간 그 고백이 어쩌면 그렇게도 제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탄식과 닮았는지, 제가 그만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잠시 아무 말도 못한 채 침묵 속에서 들려오는 내면의 음성을 듣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희들을 긍휼히 여겨주세요! 저 형제의 슬픔과 제 슬픔도 모두 모두 시원하게 다 잘라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슬픔도 잘라내고 싶어요!”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