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알아차리기
프랑스의 시골마을에서 알을 깨고 병아리로 태어나 잘 자라나던 건강한 닭이 제 식탁에 삼계탕으로 올라와 말을 건넸습니다.
“주인님, 어서 오세요. 이 순간을 얼마나 벅찬 설레임으로 기다려 왔는지 몰라요.”
“...”
“주인님 몸속에 들어가서 살이 되고 피가 될 생각을 하니 이처럼 마음이 떨려오네요.”
“...”
목도 잘리고 두 손도 잘린 채 겸손히 엎드려 삼계탕이 되어있는 어린 닭에게 제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너 힘들지 않니? 아프지 않느냐고? 그리고 너를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이라고 부르는게 이해가 안가 나는 너를 계삼탕이라 부르고 싶어.”
“그동안 자신이라고 믿어왔던 것 벗어버리고 눈치와 가식과 체면까지 다 벗어버리고 나니까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어요. 몸의 일부가 없어졌다고 제가 없어진게 아니잖아요, 또 남들이 저를 어떻게 부르든지 저는 상관없어요 저의 이름이지 이름이 제가 아니니까요.”
“...”
“이 식탁까지 올라오는 사명을 다할 수 있어서 진정 감사드릴 뿐입니다. 긴 여행을 마치고 주인님과 하나되는 이 시간이 저에겐 새로운 시작이에요 일체가 은혜요 감사뿐입니다.”
“아하!”
저 뿐만 아니라, 이 밥상위에 올라온 인삼과 대추와 밤과 마늘과 찹쌀등 모든 생명있는 것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어 보세요. 그리고 진지들에게 가만히 물어 봐 주세요.
“넌,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고 있니? 그리고 어디를 갈거니?”
“아하!”
“진지들이 주인님께 들려주는 침묵의 소리 귀기울여 잘 들으시고요 매우 뜻있고 의미있고 행복한 진지 알아차리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주인님 만나서 진실로 행복해요. 감사해요, 사랑해요...”
“아하! 아하!”
너를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이라고 부르는게 이해가 안가 나는 너를 계삼탕이라 부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