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7.05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하루하루 지나 갈수록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감탄하고 감격하고 있습니다. 이를 곁에서 함께 바라보고 있는 아내는 너무도 감동적이라며 계속 만나는 사람들과 사연들이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하다고 합니다.

어제 마닐라 한인연합교회에서 설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국은 이미 늦은시간이었을텐데도 필리핀에 있는 저에게 전화주신 8240부대 생존자가 ...계셨습니다. 손양훈 선생님이라고 소개하시면서 하시는 말씀마다 제 마음을 뜨겁게 했습니다.

“세상에, 세상에! 그 최희화 대장의 아드님이 바로 최 목사님 이셨습네까? 아니, 최 목사님 선친이 내가 모신 최 대장님 이라니요?!” 하시면서 서로 울먹이며 말을 이어가질 못했습니다.

손 선생님께서도 교회를 다니신다면서 제가 다음 주에 귀국하는 날 도착하자마자 꼭 만나보고 싶다며 시간을 내달라고 하셨습니다. 한 걸음에 달려가 그 어르신을 뵙고 싶습니다.

그러시면서 저희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아버님은 주로 월내도에 계시면서 전투 지휘를 하셨고 손 선생님은 그 사진 속에 있는 오작도 진지에 머물고 계셨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조선일보 1면과 3면 두 면에 가득 실린 당시 아버님과 8240부대의 사연과 사진은 우리 섬 하나라도, 우리 땅 한 뼘이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아버님이 부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오셨을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듣는데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정전이 발표되기 두 달 전에도 찾아오셔서 “반드시, 고향 땅을 되찾아야 한다! 육지에 두고 온 사랑하는 가족들을 꼭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자유롭게 살려면 반드시 무찌르자! 끝까지 싸우다가 죽자!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 고 외치시면서 적구 섬멸의 전의를 불태우셨다는 것입니다.

손양훈 선생님께서 저와 전화를 끊기 전에 남기신 마지막 내용이 지금도 제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목사님! 오작도에서는요, 소래교회가 손에 잡힐 듯 가깝습네다! 그 교회가 우리 한국에 최초로 세워진 기독교 예배당이라는거 목사님도 잘 아시디요. 우리 최 목사님과 함께 가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이와 같은 감격적인 전화를 여러 통 받았습니다. 특히 8240부대 동키4부대인 백호부대 전우회 회장이신 민병렬 회장님과 한응현 사무국장님과의 전화내용이 잔잔한 아픔과 함께 기쁨으로 밀려옵니다.

아버님과 동년배이신 동료들은 거의 다 별세하셨다는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모시고 전투에 참여했던 부하대원들께서 최희화 대장을 회상하시면서 모두가 그 아들인 저와 손자인 최산 군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버님의 기일인 7월 10일 오전 10시, 설곡산 다일공동체에서 현재 살아계신 아버지의 옛 전우들과 성도님들과 지인들을 함께 모시고 42주기 추모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현역 육군 상병인 아들 최 산이, 할아버지인 백호부대 대장인 최희화 대장을 찾아가는 과정중에 함께 꼭 해야할 일들과 가야할 곳을 다짐할 것을 상상하니 감사와 감격과 감탄뿐입니다!

하나님이 친히 하시는 일에 대한 놀라움과 섭리로 인하여 말입니다^^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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