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8.22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왜, 교회를 다니십니까?”

설곡산 다일공동체에서 열일곱번째 공동체 연합수련회에 참여한 친구들과 벗님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왜, 교회를 다니십니까?”

저의 질문에 한동대학교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에서 가르치시며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삶을 살아가시는 유장춘 교수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제가 오늘 쓰려고 했던 편지내용과 대부분 같은 생각이고 한 마음 한 뜻이라서 유 교수님의 답장 전문을 행복편지로 올려드립니다.

「최일도 목사님께서 어제 내면속에 무언가 견딜 수 없는 어떤 뜨거운 열정과 비장함을 품고 질문하셨다. ‘당신은 왜, 교회를 다니십니까?’

공동체연합수련회의 강의가 진행될수록 그토록 사랑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상처와 아픔과 문제들이 더욱 명징하게 떠오르게 되었지만 치유와 회복에 대한 메시지도 함께 듣게 되었다.

최 목사님이 한동대에 오셔서 학생들에게 늘 빼놓지 않고 던지셨던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오늘 이 곳에서는 더욱 의미를 담고 현실의 아픔을 온 몸으로 아파하며 던지시는 질문이라서 그런지 더욱 내 마음도 무겁고 아프게 다가온다. 이 질문을 받아들고 나 또한 가슴앓이를 하지 않을 수 없음을 느낀다.

어제 최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세종, 이현필, 김교신, 유영모, 함석헌, 이찬갑, 허병섭... 기라성 같은 영적인 기성 거장들이 교회와 교단을 떠나갔다. 이용도, 손양원, 주기철, 김현봉, 김용기, 엄두섭... 이들은 끝까지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떠난 사람들도, 지킨 사람들도 모두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떠나도 떠나지 않았고, 떠나지 않았어도 머물러있지는 않으셨다. 미워도 사랑해서 미워했고, 공격해도 사랑해서 공격했으며, 비판을 해도 사랑하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분들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는 나이지만 이번 공동체연합수련회를 참여 하면서 점점 교회의 본질을 지향하는 공동체 교회의 몸부림을 직시할 수 있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존재의 이유로 세워져야 한다는 은준관 교수님의 강의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를 직면하는 신앙으로서 종말론적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말씀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absence in presence' 즉 함께 있었지만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 제자들의 공동체는 실패하였으나 'presence in absence' 즉 함께 있지는 않았지만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간 제자들의 초대교회 원시 공동체는 성공하였다는 설명은 가슴을 뜨겁게 하였다.

최 목사님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영향을 받은 영적인 멘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정말 부러운 영적인 성장과정이었다. 큰일을 하는 인물의 배후에는 역시 큰 스승들이 있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제시한 공동체적인 바른관계를 위한 열 가지 질문은 신앙인으로서 내가 어떤 영적인 수준에 이르러 있는지를 진단하는 매우 좋은 도구가 되었다.

디아코니아 자매회의 노종숙 언님이 지도하신 관상기도에 대한 설명은 두 번째 듣는 강의였지만 무척 신비롭고 은혜로운 기도의 비밀들이 열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마르다와 마리아를 이원적으로 대립시키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잘 이해했다.

중요한 것은 주님 옆에 머무르는 것인데, 또다시 함께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문제와 함께 없으면서도 늘 만나는 신앙의 비밀을 터득할 수 있었다. “늘 주님을 향하여 말을 거는 것”이 주님께서 말씀하신 그 “그 좋은 한 가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매우 기뻤다.

예수원과 다일공동체는 항상 자주 만나왔지만 이번에야 가깝게 만나게 된 오두막 공동체, 민들레 공동체, 한결공동체, 헤세드 공동체, 사랑방 공동체 교회 등 여러 한국의 공동체들은 정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교회 갱신과 개혁된 교회의 모습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준 대안적 교회의 모습이란 것을 목격할 수 있었고, 이 비전을 서로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도 기뻤다.

이제 최 목사님께서 “당신은 왜, 교회를 다니십니까?” 라고 던지신 질문에 간결하게 대답해보고 싶다.

“교회는 나에게 어머니와 같다. 나를 잉태하고 낳아 주었으며 그 품에 안아 젖을 먹이고 키워주었다. 어찌 늙었다고, 병들었다고, 치매에 걸렸다고 버리거나 방치할 수 있겠는가?!

나는 여전히 교회와 함께 교회에 남은자로써 하나님과 사람의 만남, 형제와 자매의 만남, 일과 기도의 일치, 삶과 예배의 일치 등 공동체적인 교회의 본질과 치유와 회복을 끊임없이 새롭게 시도하면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더불어 함께 살아 갈 것을 굳세게 다짐한다”」

그렇습니다. 친구 여러분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왜, 교회를 다니십니까? 그리고 교회란 무엇입니까? 교회에 대한 당신의 이해와 오해, 사랑과 미움, 고백과 결단과 비전 등을 꾸밈없이 가감없이 솔직히 듣기를 원합니다.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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