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밥퍼를 섬기는 류주형 간사입니다.”

5월부터 지금까지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많이 하다 보니 이제 입에 붙어 전화를 받을 때 마다 막힘없이 술술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찌나 이 말이 어색하던지 ‘사랑합니다!’ 하고 막히고 ‘밥퍼를’ 에서 또 한번 막히는가 하면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어색하고 긴장되는 인사말처럼 저에게 어색하기만 한 밥퍼 였습니다. 봉사자분들과 식사하시는 어르신들과 스텝들과 함께 있는 제 모습과 간사라는 이름이 참 밥퍼에 어울리지 않게 보였었습니다.

처음 진지 안내를 하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긴장해 땀이 흐르고 혹여나 기도문이 틀릴까 이미 다 외운지 오랜 기도문을 실눈 뜨고 보고 하느라 아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만 석달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저에게 두루뭉실 묶어 봉사자, 스텝, 어르신으로 보이던 분들이 한분 한분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주방 분위기를 휘어잡는 주방장 번개님, 칭찬은 영 몸에 안맞아 구박으로 애정표현을 하시는 국의 달인 논두렁님, 늘 투덜투덜대지만 성실하고 밝은 분위기 메이커 경배, 그리고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박집사님... 이제 한분이라도 안오시면 밥퍼가 휑해 보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밥퍼에 오셔서 밥퍼 구석구석 깨끗이 닦으시고 아침이라도 안먹은 날이면 혼을 내시는 어머님들, 집에 돌아갈 때부터 밥퍼 생각이 나서 회사에 가서도 밥퍼로 출근하고 싶은걸 겨우겨우 참다 찾아왔다는 누님들, 봉사신청을 하지도 않고 가족끼리 뭘 그러냐며 봉사시켜달라며 때 쓰는 학생들... 한사람 한사람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밥퍼 어르신들은 또 어떻구요. 늘 밥퍼를 지키시고 힘든 일이 있을때는 언제나 달려오시는 털보 아저씨, 아침 여섯시가 되기도 전에 저희보다 밥퍼에 와서 기다리시는 할아버지, 봉사단체 이름표 붙일 때 마다 잘붙였다며 박수치시는 할머니들, 더운 날씨에 버럭 화를 내시다가도 손 잡아드리고 안아드리면 금새 허허 웃으시는 할아버지, 손목을 다쳐 오셔서 2주간 치료를 해 드렸더니 나은 바로 다음날 손 등을 또 다쳐 오셔서 저를 속상하게 하시는 오씨할아버지. 기침을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며 궃이 밖에서 식사를 하시는 할머니. 한분 한분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한분 한분 제겐 특별한 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스텝도, 봉사자도, 어르신도 한분 한분 각각 제게 특별한 한 사람이 되어가고 아름다운 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진지안내를 할 때면 처음처럼 기도문을 안틀리려 떨지 않습니다. 대신 한분 한분을 바라보며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외칩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한분 한분 너무나도 아름다우신 어르신들이고, 또 역시 너무나도 아름다우신 봉사자분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분들이 함께 모여있어 더욱 아름다운 밥퍼입니다.!!”

후원내역

6/15 서울대학교동기회 장류세트

6/16 이새벽 서적 20권

6/17 서울우유 우유 1000개

6/24 E&D 햄류 18상자

6/26 정태균 돌떡 한상자

6/29 서울우유 우유 1008개

6/30 신영상회 고추피클 2400병, 무명 쌀 20kg

7/1 국보살 쌀 60kg

7/5 도성교회 수박 12통

7/9 샤우트코리아 김치 60kg

7/14 조성근 쌀(10kg) 90포대

 

후원금

김효옥(휘슬러비즈쿠첸), 신민숙, 허윤정(김혜성-KCAC), 다일교회송재준, 장순호, 김수일, 박경환, 광현교회, 소망봉사팀, 일산은혜교회, 최경근, 최성봉, 이종욱, 옥합선교회, UL코리아, 금호미쓰이, 소망교회, 다일교회, 안승춘, 양순환, (주)썬엣푸드, (주)에이엠지코리아, 도성교회, 윤순옥, 구은희, 이형신, 국방홍보원, 이일옥, 최경근, 황영순세무사회,다일교회, 한국감리교여선교회전국연합회,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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