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9. 09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딱 한번 뿐입니다!”

설곡산 계곡을 오고 가기를 십오년을 넘도록 했지만 이 계곡에 어항을 넣어서 버들치를 잡아 본 일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양어장에서 낚시나 맨 손으로 잉어나 향어를 잡아본 경험은 있지만~~...

어제 명절날에도 톱과 전지가위를 들고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있자 함께 묵안리에서 지내던 공동체 가족들이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며 저를 억지로 이 계곡 물 속으로 이끌었습니다.

“나는 나무 돌보는 일이 즐거워서 하는 것이니 여러분은 제발 쉬십시오!”라고 말을 하여도 아무래도 자신들 마음이 불편한지 어디서 구했는지 통발 어항을 몇개 들이밀며 저를 끌고간 곳이 설곡산 다일 영성 수련원 안에 있는 웅덩이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여기에 무슨 물고기가 있겠느냐며 다시 소나무를 다듬으러 가겠다고 했지만 한번만 믿어보라고 하길래 베드로가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진 심정으로 기다려 보기로 하고 통발 어항을 내렸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삼십분도 지나지 않아 통발 어항마다 버들치가 가득히 잡히는 것이었습니다.

설곡산 가족들 모두가 매운탕을 끓여 먹어도 남을 만큼 많이 잡혔습니다. 마침 찾아오신 손님도 계셨기에 얼큰하게 매운탕을 끓여서 대접하고자 하였으나 양동이 속을 바글 바글 거리며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물고기들이 하정호(하늘 정원 호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 그 즉시 하정호로 달려가 잡은 물고기들을 풀어놓아 다니게 했습니다.

헤엄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 그대로 ‘물 만난 고기’들의 하늘 정원에서의 축하 파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통발 어항 다섯 개로 잡은 고기의 수가 세어 보니 306마리 (153X2)이상은 족히 넘었다고 합니다.^^

설곡산 계곡의 물줄기를 바라만 보고, 물소리만 들었지, 물속에 이렇게 많은 버들치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오늘 잡은 물고기는 모두 하정호에 풀어 놓았지만 하도 매운탕 타령을 하는 가족들을 위해 특별히 일년에 내일 딱 하루(9월10일)만은 계곡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해 먹을 수 있는 날로 지정하기로 공동체 모든 가족들과 합의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일년에 딱 하루, 딱 한번 뿐입니다!^^ 아하!!,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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