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5. 19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 민들레 단상 ”                            

     

  

누구이던가?
20세기 최고의 독일어권 시인으로 알려진 서정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그의 연인 루 살로메와 계란과 야채만 먹고 살았다던 바로 그 집 마당에 피어있던 수수한 꽃.

뮨헨의 교외 어느 들판에 피어 있던 이 작은 꽃에 너무도 감동이 되어 한아름 따서 사랑하는 이에게 바쳤다던 바로 그 사람이 누구이런가?

오랫만에 카나다에 온 나를 가장 반갑게 맞이해 준 꽃이 있는데 다름아닌 민들레 꽃이었다.

카나다를 몇차례 왔었지만 온세상에 민들레꽃이 만발한 이 철에 온 적은 없었던 것이다.

노천이나 공원이나 집집마다 있는 정원이나 어디나 할것 없이 지천으로 깔린 이 보잘것 없는 꽃 노란 민들레에 그만 푸욱 빠지고 말았다.

특별히 예쁜 모양도 아닌 것이 현란한 모양이나 색깔을 가진 꽃도 아닌 것이 이토록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무엇일까?

아마도 수수하게 생긴 모양과 소박한 시골 색시의 저고리 같은색과 맵씨 때문은 아닐까?

아님, 풀밭이나 길가거나 아스팔트 입벌린 틈새거나 가리질 않고 어디나 제 자리인양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고 홀씨를 날리는 당당함 때문일까?

토론토에서부터 런던을 거쳐 강 건너 디트로이트가 보이는 이곳 윈저에 오기까지 내가 가는 곳마다 날 따라온 듯!

아님, 이 꽃 따라 내가 이끌려 온듯! 저절로 온정이 흐르게 하는 민들레의 이 소박한 유혹 앞에 나는 그만 엎드려 얼굴을 파묻고 말았다.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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