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위의 구름과 하늘처럼"
눈보라에
머리감고
비에 손과 발을 씻은
나무들마다 수도자들처럼
빈손 들고 일어서서
맘껏 찬양하고 있는데,
북풍에 맑게 씻긴
응답봉 위의 눈부신 하늘도
코발트색 정장옷에
하얀 구름을 목도리로 두른 채
정성다해 경배하고 있는데,
아아, 한 나그네!
봄부터 키웠던 부푼 꿈과
한 여름의 푸른 영광을
낙엽으로 보내놓고는
하늘 호수에 손 담그고 싶어
겨울비에 젖은 채 서성거리며
산위의 구름과 하늘처럼
맨살로 만나 얼싸안고 싶어서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아하!
산위의 구름과 하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