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지에서 14K로...

중국으로 사명실현지를 옮기면서
정신이 없다보니 기념일을 잊고 있었습니다.
짐을 한참 정리하는데 봄길님이 갑자기
불쑥 뭔가를 내밀었습니다.
작은 커플링 반지상자였습니다.


“오늘 우리 결혼기념일이지?” 그제서야

“아,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지” 하고
지난 날이 주마등처럼 스치더군요.
봄길님은 14K 금반지를 꺼내어
제 손에 끼워주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결혼식날 은반지 끼고 약속했잖아.”
“근데 갑자기 왠 금반지야...?”
“......”


생전처음 끼어보는 14K 반지였습니다.

남편이 생전 처음 금반지를 준 사연은 이렇습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은반지 하나만 있었을 뿐입니다.
저희가 결혼한 1998년은 온 나라가
IMF 직격탄을 맞고 고통 받는 시기였지요.
다일교회는 나라 살리기 위하여
금모으기운동을 최초로 실시했고
온 교회가 너도나도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주례를 해주셨던 최목사님과 저희부부는
일체 예물을 하지 않기로 하고
금은 바치고 은반지 하나씩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11,000원을 주고
은반지를 예물로 마련했습니다.


오늘까지 결혼생활 14년 동안 이 은반지는

묵안리, 청량리, 중국, 캄보디아를 돌아
다시 또 중국으로 사역지를 옮겨오는 동안
저희 부부와 함께 따라다니며
성혼서약의 의미를 되새겨줍니다.

그런데 오늘 봄길님이 불쑥 금으로 된
커플링을 내밀면서 제게 말합니다.
“14주년이니 14K를 선물하는 거야.
18주년에는 18K, 24주년에는
24K 금반지 해줄게.”


사랑하는 남편, 봄길님이 곁에 있는데

14K든, 24K든, 다이아몬드 반지든
그게 다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반지는 그저 반지일 뿐이지요.

14K든, 24K든, 다이아몬드 반지든 그게 다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반지는 그저 반지일 뿐이지요.


반지 안에 고스란히 담긴 사랑의 언약
그 약속을 지키는 성실한 남편과
서른 명이 넘는 자녀들을 키우게 하셔서
너무도 행복합니다.
아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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