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편지

<13.08.21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왜, 교회를 떠나셨습니까?”

다일공동체 2013. 8. 22. 00:48
<13.08.21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왜, 교회를 떠나셨습니까?”

교회 뿐만아니라 일체의 제도적인 종교를 거부하고 홀로 영적인 삶을 추구하겠다는 분들(Spiritual but not religious)을 주위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분들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마음이 아파 많이 울었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홀로 조용히 묵상하는데 한국교회를 너무도 사랑하였기에 교회를 떠나신 분들과 너무도 사랑하기에 교회를 끝까지 지...키신 우리 믿음의 선배들 얼굴과 음성이 떠올라 더욱 더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교회사를 통해서 그리고 구전으로 들어서 배우며 존경하게된 이세종, 이현필, 김교신, 유영모 선생님 그리고 자주 찾아뵙고 말씀을 들었던 함석헌 선생님과 귀한 가르침을 노동으로 가르쳐주신 허병석 목사님 같으신 분들은 기성 교회와 제도권 교단을 떠난 분들이셨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교회안에서 교회를 새롭게하며 교회다움을 지키려한 손양원, 주기철, 김현봉 목사님과 조만식 장로님, 그리고 제가 영적스승으로 모셨고 부족한 저에게 부성애적 사랑으로 가르침을 주시고 깨달음을 주신 원경선 선생님, 김용기 장로님, 엄두섭 목사님, 대천덕 신부님 같으신 분들은 끝까지 말많고 탈많은 한국교회를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지금와서 이 귀한 어른들을 깊이깊이 생각해보니 떠난 분들도 남은 분들도 모두가 한국교회를 사랑하신 분들이셨습니다. 그리하여 떠나서도 온몸으로 외쳤고 남아서도 복음을 나름대로 온 몸으로 사신 분들입니다.

한국교회가 시대의 요청을 읽지 못한채 각 지교회와 교단과 교세 불리기에 힘쓰다가 그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 냉담중이거나 이단종교에 빠지거나 아예 개종하거나 교회 밖으로 뛰쳐나가신 분들이 많습니다.

더 이상 교회를 다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라며 진지하게 저에게 되물어 오신 분들이 계셔서 지금 이 편지를 쓰고있습니다.

세계교회사에서 그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짧은 세월에 급성장과 팽창을 이루더니 너무도 짧은 시간에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개교회주의와 개교단주의로 치달아 한몸된 교회의 공동체성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속에서 떠나신 분들에게 감히 부끄러움과 함께 용기를 내어 묻고 싶습니다.

“왜, 교회를 떠나셨습니까?”

저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이시대에 목사로 부름을 받은 한 사람의 목사로써, 이 죄인부터 불쌍히 여겨주시고 용서해달라는 간구와 함께 이미 떠나신 분들에게 거듭 용서를 청하며 묻고 싶습니다.

“왜, 교회를 떠나셨습니까?”

‘나는 왜, 교회를 떠났는가?’ 또는 ‘그 분은 왜, 교회를 떠났는가?’를 솔직하게 설득력 있게 말씀해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비판은 얼마든지 받겠습니다만 비난을 위한 비난이나 욕으로 일관된 정제되지 않은 글은 담벼락에 남기질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를 섬기시는 분들중에 ‘나는 왜, 교회를 다니는가?’ 는 내일이나 다음 기회에 솔직하게 말씀해주신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교회를 떠난 분들과 떠난 분들을 지켜보신 벗님들 이야기부터 먼저 겸손히 듣고 또 듣고 깊이있는 대화를 꼭, 나누고 싶습니다.

 

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