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편지

14. 05. 10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남 몰래 우는 아버지 마음"

다일공동체 2014. 5. 10. 21:41

14. 05. 10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남 몰래 우는 아버지 마음"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는 아직도 60여 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계신데 사고 초기에는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우는 엄마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정신을 잃거나 몸져누운 엄마들이 너무 많아지자 다른 가족들이 엄마들을 일단 안산으로 모시고 갔고 이제 남은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은 아버지 혼자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남은 아버지들은 가족들을 안산으로 보내고 바지선으로 향하는 배를 자주 탄다고 합니다.

 

 “여기 있으면 답답해서 살 수가 없어요”,

“직접 내 눈으로 구조가 되고 있는지 아닌지 봐야 그나마 숨을 쉬겠어요”

 

이날 바지선에서 돌아온 한 실종 학생 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얘 엄마는 몸이 안 좋아 바지선까지 갔다 올 수가 없어요 할 수 없어서 저라도 바다에 나가서 '얘야, 아빠 왔다! 엄마가 집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빨리 올라오너라! 라고요 몇 번이고 외치고요 남 몰래 울면서 기도하고 돌아옵니다"

 

온 종일 서로 한 두 마디 정도만 주고받던 아버지들은 팽목항 방파제에 어둠이 내리면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고 합니다.

 

같은 시각 체육관에도 아빠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는다고 합니다.

 

목소리를 한껏 낮추어 한 실종 학생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짐 싸서 이곳을 나가는 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어차피 거의 마지막까지 남았으니 말입니다.

 

시신을 찾을 때까진 전 절대로 이 진도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어버이날 저녁에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천막에서 수색 상황 브리핑이 있을 때, 아버지들이 무거운 입을 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있을 만한 곳은 다 가봤지만 더는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가봤던 곳도 다시 한 번 수색 하겠습니다"고 해경 관계자가 설명을 하자 한 아버지가 참고 참았던 눈물을 줄줄 흘리며 호소했다고 합니다.

 

"제발, 몇 명 안 남았다고 수색을 중단하진 마시고요 끝까지 해주세요!"

아주 정중하게 당부했다는 것입니다.

 

"고생이 많으시지요.

그래도요 이렇게 간절히 부탁합니다!

갔던 데도 한 번만 더 가주시고요, 안 가봤던 곳에도 꼭 가봐 주시고요...…"

 

그 아버지가 눈물을 삼키느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자, 다른 아빠들도 모두 천장을 쳐다봤다는 겁니다.

 

아아, 저 역시 세 자녀의 아버지입니다.

 

막내는 고등학생입니다.

 

그 아버지 이야기를 생방송 사랑의 리퀘스트(KBS TV)를 준비하다가 지금 방송국에서 듣고는 목이 메이고 그만 또다시 통곡이 터져나와 화장실에서 남몰래 울다가 나왔습니다.

 

눈치를 챘는지 잠시후 생방송이 걱정된다는 이야길 듣고 있는 중입니다.

 

남 몰래 눈물을 흘리시는 아버지들의 눈물이 더욱 더 마음을 울립니다.

 

이 아버지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몇 명 안 남았다고 중단하지 마시고요 찾도록 찾기까지 끝까지 찾아 주세요! 두손 모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