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편지

“밥퍼 앞 마당의 꽃들이”

다일공동체 2014. 6. 30. 15:03

14. 06. 30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밥퍼 앞 마당의 꽃들이”

아버님께서 손수 만들어 놓으신 꽃밭에 채송화와 봉선화가 피어난 모습을 바라보시면서 흐뭇해하시던 아버님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

나팔꽃이 올라가도록 실을 매어주시며 채송화와 봉선화가 너무도 아름답다고 감탄하시던 50여년전 아버님의 얼굴이 어쩌면 이리도 생생히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집 늦둥이요 희망둥이인 고등학생 별이가 아기 시절에 그러니까 15년 전에 묵안리 다일공동체에서 지내던 시절도 떠오릅니다.

묵안리 다일 수련원 앞마당에 제 손으로 처음 꽃 씨를 심어 직접 키웠던 채송화, 봉선화, 나팔꽃 등이 예쁘게 피어났었습니다. 막내 딸 별이가 와서 “아빠, 이 꽃 이름이 뭐에요?” 라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팔꽃이라 알려주니 “아빠, 이 꽃이 그렇게 이뻐?”, “이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건 저요, 최별이랍니다!” 라며 예쁜 녀석이 너무도 예쁘게 응답을 해주어 함박 웃음을 터트렸던 기억도 납니다. ^^

그때 별이 앞에서 “꽃밭에서”라는 동요를 정성껏 불러 주었습니다. 그러자 별이는 그 노래는 자신도 안다면서 저와 함께 부르며 춤까지 추었습니다.

기쁨보단 슬픔의 정서가 많은 저는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저도 모르게 슬픈 곡조로 부릅니다. 하지만, 복덩어리요 기쁨 덩어리인 별이는 이 노래를 얼마나 기쁘게 부르던지요.^^

그 모습이 심히 예뻐서 발등위에 올려놓고 한참동안 빙글빙글 돌며 나팔꽃 앞에서 딸과 함께 춤을 추던 기억이 영롱하게 떠오릅니다.

오늘 아침 밥퍼 앞마당의 꽃들이 옹기종기 피어난 모습을 보고 옛 생각을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아침 일찍 오신 어르신들이 어느새 제 곁에서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밥퍼에 와서 이 꽃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이 밥숲에 지금 피어난 꽃들만도요 서른가지가 넘어요”

“바라볼 것 없는 이 사람에게 말이예요, 한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해주어서 말이야, 너무나 감사해요!!”

“어르신! 감사 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구요, 이 아름다운 꽃들보다도 더 아름다운 다일공동체의 자원봉사자들이십니다. 그리고 1년 365일 내내 자원봉사자들을 보내 주시고 채송화도 봉선화도 나팔꽃도 이 많은 꽃들이 저마다 다 아름답게 피어나도록 길러 주시는 하늘 아버지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