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편지

“비비불 하지 말고 절절포를!!”

다일공동체 2014. 9. 2. 10:58
14. 09. 02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비비불 하지 말고 절절포를!!”

가난과 고난을 꿋꿋이 이겨내고 모진 역경을 견뎌내신 자랑스러운 검정고시 출신 형제, 자매님들을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리거나, 남들이 배울 때 장사를 하거나, 공장에 다니면서 독학으로 공부하신 분들, 그래도 배움에는 끝이 없기에 포기하지 않고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합격하여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합격 증서를 받는 자리...였습니다.

저같이 부족한 사람도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낸 자랑스러운 검우회 가족이라고 검정고시 총동문회에서 상을 주셨는데 오늘은 2014년도에 검정고시를 합격한 후배들을 위해서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처음엔 거절했지만 서울시 교육청과 총동문회가 거듭 요청을 하는 바람에 거절하지 못하고 다녀왔는데 안 갔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교육감님을 대신하여 평생 진로 교육국장님께서 일일이 합격 증서를 수여했는데 그때 받으시는 표정들을 맨 앞자리에서 보다가 그만 속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국장님도 생활교육과장님도 눈시울 뜨거워져서 이런 행사를 하길 너무 잘했다 하시며 “정규 교육과정이든지 아니든지, 학교 안에서든지 밖에서든지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할 때에 정말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오늘 식장에서 참으로 가슴이 뜨거워진 순간은 수여식 다음에 있었습니다. KMS씨가 제 옆자리로 오시더니만 손을 덥석 잡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하는 말을 제 주위 사람들이 다 듣고 그만 다함께 울어버렸습니다.

“목사님은 저를 모르시겠지만요 저는 목사님 덕분에 밥퍼에서 여러 번 밥을 얻어 먹었습니다. 어느날 자립과 갱생의 삶을 다짐하고는 이를 악물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노숙자요 무학자였던 제가 오늘 드디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땄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계속 더 배우겠습니다! 배움엔 끝이 없잖아요...”

오늘 준비했던 축사 대신에 저는 이분의 사연과 함께 “절절포”를 외쳤습니다! 도전하는 당신, 아름답습니다! 꿈을 이루시는 당신, 위대합니다! 여든 일곱 할아버지도, 십대 청소년도, 신체적인 장애를 심하게 겪고 있는 장애우도 “우리 평생 교육 받을 권리와 사랑의 실천만은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맙시다!”라며 눈물겹게 외쳤더니만 너무 큰 호응에 저도 놀랐고 담당자들은 더 크게 놀랐습니다.

저에게 명예 졸업장을 주신 대광고등학교의 동문들처럼 명예심과 결속력은 강하지 않지만 검우회 가족들은 특유의 공감대와 동질감으로 정서적 유대관계 만큼은 정말로 명문 고등학교 못지 않습니다.

오늘 이 모임을 주선 해주신 검우인 중에서 한 분이 저에게 이런 이야길 하시기에 제가 정중하게 말씀드렸습니다. “목사님, 자신이 검정고시 출신임을 부끄러워하는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도 있잖아요 하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불우하게 자라난 환경과 검정고시 출신임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놓으시는 최목사님이 너무도 고맙고 너무도 감사해서요...”

“아닙니다, 저는 자랑하고 내세울만한 것이 정말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검정고시를 통과했거나 준비하시는 검우인들께서도 자신의 실패나 업적보다도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기꺼이 드러내면서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떳떳하지만 교만하지 않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비비불(비교, 비난, 불평) 하지말고,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맙시다!)를 외치면서 말입니다!” 아하!! 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