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의 행복편지-그대, 바람을 보았는가?
 
          요 며칠 산뜻한 공기와 맑은 하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행복해 하셨습니다.
          십여년 만에 이렇게 맑은 하늘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일주일 동안 TV와 전화와 신문 없이 지낸 설곡산은
          먼지 하나 없이 눈부신 가을의 하늘처럼 높고
          하얀 구름과 푸른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이라니
          혼자서 보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절경이었습니다.
 
          실내에서 밖을 내다 보고 자연묵상을 하는데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춤을 춥니다.
          “아아, 바람이 부는 구나…”
          세지도 여리지도 않은 아주 기분좋은 흔들림으로
          나뭇가지가 날 향해 미소짓고 있는데
          그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음성이 있습니다.

          “그대, 바람을 보았는가?”
          바람을 보았습니까?
          보이지 않는 바람이지만
          나뭇가지가 온 몸으로 춤을 추는 것으로
          멀리서 전해지는 꽃 냄새와
          다 알수 없는 분의 향기까지
          알아차릴 수 있는 이 바람을,
          볼 수 없는 바람이지만
          가슴 가득히 느낄 수 있는 이 바람을,
          바람을, 바람을, 바람을...
          
          “그대여, 바람을 보았나요?”
 
          행복하소서.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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