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가끔씩 그런 생각에 빠지곤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들의 손으로 만들어놓은 우상과 신당을 여기 저기 세워놓고, 또 기형으로 태어난 동물을 신이라 여기며, 그 앞에 제물을 바치고 복을 비는 네팔 사람들... 그 우상과 신당들은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이 지저분하고 더러운지... 그것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네팔 사람들.....  힌두교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네팔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생명의 길로 나아가는 빛된 삶이면서도, 때로는, 심한 고통과 고난을 지불해야만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우리 팀세나부원장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입니다. 네팔에서 팀세나처럼 정직하고 진실한 그리스도인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고, 네팔에서 오래 동안 사역하신 선교사님들이 제게 말합니다. 가난한 나라, 특히 힌두교 문화권에서는 진실한 그리스도인 한 명을 탄생시키는 게 매우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그 분들은 공통적으로 하소연하시지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다일공동체와 팀세나와의 만남에는 하나님의 깊은 섭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팀세나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갔다가 최일도목사님과 다일공동체를 만나 인생이 확~ 바뀌었고, 다일공동체 DTS 훈련까지 받은 후 파송되어 현재 네팔다일공동체의 중요한 사역자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팀세나는 얼굴도 잘 생겼지요, 미소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외모와 내면이 잘 조화된 아름다운 형제입니다. 
  그런 팀세나가 요즘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 부친이 돌아가셨는데, 그 때 팀세나는 가족과 친족들로부터 배척을 당하였습니다. 가문으로부터 출교를 당한 셈이지요. 가산을 형성할 때 팀세나가 절대적 분량을 기여하였건만 유산도 거의 분배받지 못 하였습니다.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 그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팀세나가 힘들어하는 건 그 일 때문이 아닙니다. 집안으로부터 배척을 당한 아픔이나 자신의 재산을 거의 다 빼앗긴 억울함 등은 일찌감치 내려놓고 마음 정리를 끝냈습니다. 또 다른 형태의 악한 세력들이 저희를 핍박하고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저희 네팔다일공동체 밥퍼센터와 유치원이 위치하고 있는 빈민촌 일부 사람들의 저희를 향한 대적과 괴롭힘이 그 이유입니다. 엄청난 예산의 마을 길 공사를 요구하는가 하면, 엉뚱한 요구를 하며 내부 운영 간섭도 하고, 그래도 자신들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이번엔 아예 ‘마을에서 나가라’고 협박까지도 합니다. 
 
  저희는 매일 공동체 예배 때 요즘 사도행전을 읽고 있는데, 사도들이 겪는 고난에 대한 말씀을 읽을 때면 참 은혜가 되곤 합니다. 팀세나가 집안 친족들로부터 배척과 단절의 아픔을 겪고, 우리 밥퍼센터가 마을의 일부 사람들로부터 미움과 대적을 당하고 있는 이 모든 이유가, 예수를 믿기 때문이라면, 예수님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다가 당하는 고난이라면, 또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을 행하다가 당하는 핍박이라면, 아~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팀세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우리가 요즘 겪고 있는 이 모든 어려움과 고난은 그만큼 우리 네팔다일공동체가 예수 안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반증이에요. 성경적이라고 볼 수 있지요.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들도 얼마나 심한 고난을 겪고 있나요? 우리의 고난은 그 사도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요. 그러니, 힘 내세요!  그리고, 팀세나는 이 모든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장래에 네팔의 최일도목사님이 되세요.”
  그렇게 위로의 말을 건네면, 우리의 팀세나형제, 특유의 그 아름다운 미소를 날리며 “감사합니다~”라고 답례하면서 아픈 마음들을 털어내곤 합니다.

  하지만, 저희 앞에 놓인 그 아픔과 고통은 저희가 사역을 하다가 겪는 일부분일 뿐이지요. 아이들로 인한 사랑과 소망과 기쁨, 그리고 예수님이 침묵 가운데 보여주시는 은총은 측량할 수 없이 큰 분량으로 저희들을 이끌어가고 저희들을 위로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마을의 많은 사람들도 저희를 지지하고 격려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곤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건, 착한 사람들은 힘이 약하고 악한 사람들은 힘이 세다는 겁니다.*^^*)
  아침에 팀세나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센터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서로 서로 손을 내밀면서  “원장님~ 짜이머시~”   “짜이머시~ 엉클~” 하고 외칩니다. 아이들은 제 손을 잡고 흔들면서 놓치를 않고, 어떤 아이는 이 외국인 아줌마의 손등과 볼에 뽀뽀도 해줍니다. 청아한 새소리처럼 울려퍼지는 아이들의 해맑은 인사와 별처럼 빛나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저희에게 말할 수 없는 위로와 행복을 느끼게 해줍니다. 
  아이들은 멀리서도 저희를 보면  “원장님~~”  “짜이머시 엉클~~”하고 큰소리로 부르곤 합니다. 처음에 아이들이 저를 부를 때 ‘마담’ 이라고 부르기에, 아예 한국말로 ‘원장님’이라고 부르도록 훈련시켰거든요. ‘짜이머시’는 ‘예수님 찬양’이란 뜻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주고 받는 인사말이랍니다. 저는 아이들과 팀세나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팀세나는 앞으로 ‘짜이머시 엉클’ 이라고 불러야겠어요. 어, 그러고 보니, 그 이름 너무 괜찮네~. 짜이머시 엉클!”
그러면 팀세나는 “네, 그렇게 불리면 저도 좋지요.” 그러면서 조용히 미소를 짓습니다. 

  지난 달 회보에서는 공산당과의 영적 싸움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이번 달에도 또 후원자 여러분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아 제 마음도 좀 무겁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것이 네팔의 현실인 걸요! 이 사역은 저희들만의 것이 아니기에, 모든 후원자들과 함께 감당하는 사역이기에, 또 우리 모두가 주님 나라를 향한 동역자들이기에, 이렇게 간절한 심정으로 네팔의 실상을 전해드립니다.
  늘 저희 네팔다일공동체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사랑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실로 진실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교사는 기도의 후원을 먹고 사는 사람인 것을 체감하는 나날들입니다. 기도의 후원이 없이는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든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좀 더 집중적인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를 대적하고 핍박하는 마을의 몇몇 힘센 사람들이 그 마음을 돌이켜 저희와 협력관계가 되거나, 아님, 마을을 떠나도록.... 
  네팔의 그리스도인 ‘짜이머시 엉클’ 팀세나가 성장하여 장차 ‘네팔의 최일도목사님’ 이 되어 성품과 역량을 갖춘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곳곳에 널려 있는 지저분한 우상과 신당이 부숴지고 힌두교 문화가 깨어져서, 네팔에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속히 오도록..... 
 


  짜이머시 ~~~~

◆ 자원봉사를 하신 분들 : 네팔AMI , KOICA를 비롯한 교민들, 소혜정, 임명희
◆ 네팔다일공동체 후원 계좌로 귀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시는 모든 후원 천사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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