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1. 10
~ 최 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2)
“수술하면 살아납니까?”

한국교회는 매우 심각한
5대 질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신 박종근 목사님께서
오늘 아침 저에게
글을 보내셨습니다.
...
이건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중환자실에서 수술시간만
기다리고 있어야할
분초가 급한 중환자라고 하시며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첫째로, 무속화
둘째로, 세속화
셋째로, 물량화
넷째로, 우민화
다섯째로, 귀족화...

여기저기서 말로만
건강한 교회를,
개혁하는 교회를
부르짖고 있는데 그것도
이제는 언어의 유희처럼
들려온다는 것입니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환자를
만신창이가 된 한국교회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칼을 대고
수술해야할지 빨리 결정하고
집도해야 하는데...

모두가 아직도
남에게 미루며
주저주저하고 있다고
왜, 계속 망설이고 있냐는
책망처럼 들려왔습니다.

이 글을 읽고 답장을
쓸까? 말까? 잠시 망설였습니다
이의용 장로님이 쓰신 시니컬한
답장에 공감을 하면서
“음, 나도 그래. 우린 한 마음이야.
그래도 우린 만나서 항상 고민하고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넘어가려는데 갑자기
다일천사병원이 없던 25년전
다일공동체의 초창기 시절이
필름 지나가듯 제 눈앞에 스쳐
지나가면서 그때처럼 아파서
죽겠다고 소릴치는
음성이 있었습니다.

“너는, 어느때까지 나를
이 바닥에 눕혀놓을 셈이냐?”

수술을 받지 못해서 내 눈앞에서
죽어가던 노숙인들과
무의탁노인들의 핏기없는
얼굴들이 차례차례 떠오르며
머리에 숯불을 올린 것처럼
또다시 부끄러움과
뜨거움이 몰려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주저주저해야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이러다간 눈앞에서
환자가 죽어가는 꼴만
지켜보게 생겼다고,
우리시대 목사의 한 사람으로
이건 당신이나 나나
모두다 직무태만이요 직무유기로
크나큰 책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중환자가 곁에서 죽어가는데
기도만 하고 있으란 말입니까?
수술하면 살 수도 있는데
눈뜨고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하도 마음이 괴로워서
큰 소리로 기도하고
다일천사병원에서 잠시 외출하려는데
너무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댓글을 달자마자 그것도 동시에
1분 1초도 앞서고 뒷서고도 아닌
똑같은 시간에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강의하는
우리교회 임 전도사님과
세브란스 병원에서 딸을 간호하는
강 권사님이 동시에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시간에 댓글을 올렸던 것입니다
그때, 갑자기 소름이 돋았습니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심경은
권사나 장로나 전도사나 목사나
다를바가 없음을 확인하며
비난받는 모든 성도와 교역자들을
대신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통회자복의 기도를 올리고 싶었습니다.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젊은이들 앞에서, 한국사회 앞에서도
석고대죄하며 말입니다.
이제는 수술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치유와 회복과 희망만을
기도하며 노래할 때는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통회 자복하는날,
석고대죄 DAY를 정하여
보잘것 없는 우리부터
아무것도 없는 우리 작은 교회들부터
미스바로 모이면 어떻겠습니까?

하나님께 무릎으로 나아가
목숨걸고 물어보자구요
수술하면 살아납니까?
그러면 수술은 언제 어디서
누가 집도합니까?

그것도 성령님이 알아서 하십니까?
아니면, 성령님께서 그 누군가를
도구로 쓰셔서 수술하시는 겁니까?
그가 누굽니까?
그에게 또다시 묻고 싶습니다.

“수술하면 살아납니까?”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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