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4. 23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박지영 승무원을 의사자로!”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인 고 박지영 승무원을 의사자로 지정해주셔서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길이 남을 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선장과 선원들의 본이 되게 했으면 합니다.
성도님들과 가족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진행된 입관식에서 유족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연신 “지영아” “지영아” 고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통곡하여 안타까움을 더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설곡산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며 4박5일간 영성수련을 인도중이라 장례식에 다녀오질 못했습니다만 빠른 시일내 자매의 부모님을 뵙고 위로해 드릴려고 합니다.
지영 자매님은 2012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청해진해운에서 승무원으로 일 해오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때 숨졌습니다. 박지영 자매님은 사고가 발생하자 안산 단원고 학생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주고는 학생들을 모두 구한 뒤 나가겠다며, 선실로 들어갔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이런 분에게 의사자란 호칭은 매우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의사자’란 ‘직무 외의 행위로서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법에 따라 인정한 사람’을 말합니다.
세월호 승무원이었기는 하나, 정직원도 아닌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이었고, 고 박지영 자매님의 임무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지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사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하고 국가는 의사자의 유족에게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고 합니다. 꼭 이런 보상이 있기를 바라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박지영 승무원과 같은 분명하고도 철저한 책임감입니다.
정직원이 아닌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였다지만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다한 지영 자매의 정신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그랬기에 꽃다운 22살의 처녀가 자기보다 어린 학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의 삶을 통째로 던져버린 것은 선원으로서, 이 땅에서 천국시민으로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진정 바른 믿음과 바른 삶을 실천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1000만원 상당의 장례비 지급조차 거부했다니 분통이 터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천시 관계자가 선사로부터 장례비를 지급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길 듣고 우선 시에서 장례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저 역시 인천시장님께 반드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천시민의 자랑이요 긍지인 의로운 사람, 박지영 자매님을 의사자로 지정하는데 도와주셔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의로운 사람으로 기억될 뿐 아니라 이를 본받아 자기의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인천시민들과 청년들이 더욱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입니다.
친구 여러분들도 무너진 우리 사회의 기초부터 다시 쌓아가는 일이 이루어지길 진정 원하신다면 고 박지영 승무원을 의사자로 지정해 주시는 일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