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8. 26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이야길 들어주세요!!”

공자는 “말을 배우는 데 2년, 듣는 것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이야기입니다.

특히 공감적인 경청은 60세가 넘어도 못하고, 평생을 못하다가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그 까닭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먼저 내가 상대에게 이해받고 싶다는 욕망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느 정당이든지간에 어느 한편 입장에 서서 대변해 본적 없고, 앞으로도 어느 정당도 공개적으로 편들어 주거나, 편 가르기, 힘겨루기 할 생각은 전혀 없는 정치와는 무관한 목사입...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는 도저히 안 물어 볼 수가 없습니다. 유민이 아빠를 못 만날 이유가 없잖습니까? 한번만이라도 만나 주셔서 이야길 들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귀를 꼭꼭 막아둔 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되풀이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상대방의 말을 듣고 좀 더 이해를 하든지,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되면 비난만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잠언에서도 ‘귀를 막고 가난한 자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들을 자가 없으리라’(21장 13절) 말씀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이나 정부당국이나 온 국민들이 다 함께 처절하게 고통당하는 파국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정치인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국회에 맡기시더라도 대통령께서는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유민이 아빠를 한번 만나주시고, 눈물을 닦아주시고, 제발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라 하시며 한번만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아예 듣지 않기로 한 채 이런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도 안되고 유익이 없는 우리 모두에게 상처와 고통만이 가중되는 파국으로 치달을 소지가 너무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유민이 아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더 늦기 전에 이제 대통령께서는 유민이 아빠를 만나서 한번만이라도 이야길 꼭 들어 주세요! 그 누구라도 상대방의 이야길 들어보지도 않고 판단하거나 정죄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또 힘으로 굴복시켜서도 안됩니다.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제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둘째 딸 유나가 아빠의 건강을 염려해서 ‘이러다가 저희 아빠 죽습니다!’라면서 대통령에게 면담을 부탁드리는 편지를 방금 전에 읽어보았습니다. 대통령님, 유가족들뿐만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부디, 유민이 아빠를 만나셔서 이야길 들어주세요!!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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