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9. 29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비오는 날 밥퍼에서~~” 

가을비가 내리는‘밥퍼’는 을씨년스럽습니다. 
텐트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따뜻한 밥과 국을 기다리시는
분들 마음 역시 허전하기 짝이 없어 많이 쓸쓸해하십니다.
 

몇몇 어르신들은 무릎에서 바람이 스친다고도 하시고 
몸도 맘도 다 괴롭고 불편하지만 그래도 찾아올 곳이 있고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저 반갑고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흐르는 빗물처럼 흐르는 세월따라 잊혀진 밥상 공동체 
가족들의 얼굴들이 차례로 떠오르는 날 입니다. 
만우할배와 옛이야기 나누며 지나간 세월, 
잊혀진 얼굴들을 떠올리는 데 깊게 패인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주름만큼 지나간 세월들이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그 서늘한 눈길, 그 떨리는 목소리, 
그 시린 가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우산을 받쳐 든 분이나 
우산 없이 걸어오시는 분이나 가을비를 바라보는 노숙인이나 
무의탁 노인이나 지원봉사자나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 빗 물에 서러움도 한도 함께 씻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며 외로운 영혼들을 위해 두 손모아 봅니다.
    

종일 추적 추적 내리는 이 가을비 이후로는 날씨가 
더욱 쌀쌀해 질 것이라는 뉴스를 방금 전 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쌀쌀해 질 날씨로 노숙인 형제들과 
무의탁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가을 비오는 날 밥퍼에서 문득 톨스토이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둘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 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아하!!,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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