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밥퍼에서 점심진지를 드시는 노부부가 계십니다.
청량리에 자리잡은 밥퍼나눔운동본부와 가까운 용두동에 살고 계시다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는,
나란히 오셔서 사이좋게 점심진지를 드시고 함께 자리를 뜨시는 잉꼬부부입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으신 할머니덕에
여태껏 할아버지께서 손수 살림을 도맡아 하셨었는데,
형편도 체력도 예전같지 않아서
하루 한 번 슬슬 밥퍼로 오셔서 진지를 드신다고 합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로 점심진지를 드시러오신 날
연말연시를 맞아
당신들같이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작은 보탬으로 큰 힘을 주고싶다고 하시면서
꼬깃꼬깃한 종이물컵을 내미셨습니다.
이게 뭔가 하고 의아해하면서 바라보고있는데
봉투에는 '선교헌금'이라는 글자와 당신의 존함이 적혀있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여러번 접어 넣은 만원짜리 몇장과 함께
셀 수 없이 많고 뜨거운 사랑을 발견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선교헌금(후원금)
그 마음도 감사한데,
주시는 손의 겸손함을 '종이물컵'으로 옷입은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여러번 머리숙여 인사드리며
더 잘 사용하겠다고
두 분의 세월이 깊이 새겨진 손을 꼬옥 잡으며
다짐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당신의 삶, 그 자체가 감동입니다!
청량리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