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태우며 쓰는 겨울일기"

설곡산 올라오는 길에
정겹게 본 시골 풍경 중 하나가
땔감을 차곡차곡 쌓는 모습입니다.

연료비를 한 푼이라도 줄여보자고
기름 보일러를 화목 보일러로 바꾼
아랫마을 묵안리 가족들은 땔감마련이
노동기도 중에 아주 중요한 일과이기에
지붕만큼 장작을 쌓아 놓은 집이
부러워 보인다고 합니다.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고 싶은
마을사람들의 겨울나기를 바라보며
우리 삶에 준비해야 할 적절한
땔감이 무엇인지가 선명하게 보이기에
먼저 나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장작을 준비해 놓지 않는다면?
준비했더라도 불을 붙이지 않으면?
오돌오돌 떨면서 한 겨울을 나야 한다면?
정말 그렇게는 살 수 없다면?
시방 불을 놓을 준비가 안되었다면?

스스로에게 묻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랑 때문에만
오로지 사랑 때문에만
이 생명 타오르길 원하는가?
진정, 이승의 남은 햇살을
서로 사랑함으로 불태우길 원하는가?
참된 사랑을 위하여?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다가
장작을 태우며 겨울일기를 씁니다.
내 영혼에 사랑의 불씨를 지펴
온전히 타오르기 위하여,
다 타버린 후에도 식지 않는
불꽃이 되기를 위하여...
아하!

 

내 영혼에 사랑의 불씨를 지펴온전히 타오르기 위하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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