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너와 끝까지 함께 하리니..."


가평 일대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잣나무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우리 설곡산다일공동체 경내에도

잣나무 숲이 군데군데 펼쳐져 있습니다.

그 많은 잣나무에 비교할 수가 없이

소나무는 몇그루가 되지 않습니다만

소나무의 자태와 의연함은

잣나무와는 도무지 견줄 수 없습니다.

 

옛말에도 잣나무로 노를 만들고

소나무로 배를 만든다는 말이 있지요.

험한 파도나 물살에 견디기 위해서는

저 험한 산봉우리에 우뚝 서서

눈보라와 비바람을 끝까지 견디며

바위틈을 갈라내면서까지 박토에 뿌리를 내린

저 당당하고 늠름하고 늘푸른 소나무를

어떻게 흔한 저, 잣나무와 비교할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침 수령이 도대체 이백년이 됐을지?

삼백년이 됐을지? 아니면 사오백년이 됐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정주의 삶으로

늘 그 자리를 그렇게 묵묵히 지켜 온

아름드리 큰 소나무 곁을

무덤덤 지나가려는데

아무 말없이 독야청청 우뚝 서 있던

소나무들이 일제히 저를 향해 소릴 치는 것만 같았습니다.

 

일도야,

네가 어찌 나의 심중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

너를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하여

내가 날마다 나의 심부름꾼인 사람들과

자연을 통하여 너를 훈도하며 다스리거늘...

 

일도야,

좌편으로나 우편으로나 치우치지 말거라.

외로워도 눈물 나도 좁은 길을 걸으려무나.

일도야, 강하고 담대하라!

내, 너와 끝까지 함께 하리니...

아하!


아름드리 큰 소나무 곁을 무덤덤 지나가려는데... 아하!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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