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임씨, 인생이 뭐여?”
24년 전 밥퍼나눔운동본부가 세워지기 전
쓰레기더미가 잔뜩 쌓여있던 바로 이 자리에서
시시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고
아주 의미심장한 질문과 대답을
서로 주고받았던 어제의 노숙인 임 아무개씨와
밥짓는 시인 최 아무개씨가
오랜만에 다정하게 손에 손을 잡고
사진 한 장을 찍었습니다.
그때는 쓰레기 더미 위에서 잠을 자며
매일 깡소주로 세월을 죽이던 임씨가
지금은 날마다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주는
밥퍼의 자원봉사자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임씨는 한 겨울만 잠시 실내에서 잠을 잘 뿐
실내는 갑갑하다고 사철내내
하늘의 별을 보고 잠을 청합니다.
임씨의 긴 턱수염은 어느 덧 허옇게 되었습니다.
허긴 그때 흰 머리카락 하나가 없던 최전도사도
어느덧 백발의 중년목사가 되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서 차 한 잔하며
이야길 나누었습니다.
“와우, 털보아저씨! 임씨 양반!...”
“왜, 오늘따라 느끼하게 불러유...”
“그런데 임씨! 인생이 뭐여?”
“그걸 알면 내가 전도사를 하지 여기 있겠수”
“근데 목사가 왜 물어?
그걸 몰라서 내게 묻는 거유?”
“그러게 말야. 모르겠다가도 알 것 같고
알 것 같다가도 통 모르겠고,
날이 갈수록 아는 것이 없음이 깨달아져서...”
“그걸 알면 됐지 뭐!
☓도, 뭘 아는 것 없는 놈들이 떠드는 거야.
아는 놈은 안떠들어!”
“아하
"☓도, 뭘 아는 것 없는 놈들이 떠드는 거야. 아는 놈은 안떠들어!” “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