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장애인입니까?


청량리 로터리에서 27년째
노상 좌판으로 생계를 이어가시는
박영준씨는 장애인이 아닙니다.
뇌성마비로 어릴 때부터
목소리를 잃어버린 사람이지만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
땅에 글씨를 써서 알리거나
상대방 말이 맞으면 손뼉을 두 번 치고
아니면 한 번 치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겨우겨우 하는 사람이지만
그는 장애인이 아닙니다.
저를 볼 때마다 두 팔로
제 목을 힘껏 끌어안아주며 위로해줍니다.
“모짜님, 히 히 힘내!
 모 모짜님, 사 사 라 랑 해!”


정신지체1급 장애 판정을 받은
영준씨는 한 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
발끝부터 온몸의 근육을 뒤틀어야 합니다.
몸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밖에 없는
영준씨는 목소리 없는 몸의 언어이지만
관심을 갖고 집중하다보면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가 있습니다.
마음을 열고 마음으로 이야기 나눌 때 말입니다.


다일공동체가 청량리에 세워지기 전부터
그는 그 자리에서 껌과 머리빗과 손톱깎이 등
자잘한 물건들을 팔아온 좌판상인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그 누구에게 구걸하거나
폐 끼치며 살아본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팔던 껌과 후원금을 슬며시 놓고 가던
초창기 다일공동체의 정기 후원회원입니다.


청량리 로타리의 붙박이처럼
바닥에 좌판하나 깔고 그 자리에 앉아
27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노점상인 박영준씨는
제 친구요 위로자요 스승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을 지나갔듯이
그를 만난 지 어느 덧 24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습니다만
오늘도 그 자리에서 그렇게 살아갑니다만
이 대목에서 묻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강남 졸부가 아니라도 그렇지요.
왜, 그렇게 많이 갖고 누리고 사는 사람들이
죽지 못해서 할 수 없이 산다고 하는지?
죽을 생각만 하는 사람이 장애인 입니까?
죽음 같은 고독과 고통 속에서도
여전히 가진 것 하나없이 살아가지만
살아있음 만으로도 감사하면서 구걸없이 원망없이
늘 웃으며 사는 박영준씨가 장애인입니까?
누가 장애인입니까?


장애를 극복한 비장애인 영준씨는
이미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건만
진짜 장애인들이 장애인 취급을 합니다.
극복된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닙니다.
오늘도 청량리 로타리를 오고 가는 행인들 중에
동정심으로 그의 물건을 사주는 분이 있지만
오랜 세월 그를 인격적으로 만난 사람,
어제도 그제도 그를 만나고 오신
임정순 장로님과 이옥주 집사님 같은 분은
저처럼 신뢰와 감사와 존경의 눈빛으로
서울시민, 박영준씨를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다일의 친구요 영적멘토입니다.
하나님의 작품은 구걸이 없는 삶으로
일체, 은혜, 감사의 삶을 언제나 어디서나
기쁘게 살아가니까요.
아하!!


 

그는 장애인이 아닙니다. 저를 볼 때마다 두 팔로 제 목을 힘껏 끌어안아주며 위로해줍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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