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님, 만세! 만만세!”
그제, 어제, 오늘!
사흘 저녁을 내내 딱 한가지 반찬
김치찌개로 밥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어제까지는 아주 기분 좋게 먹었는데
오늘 저녁은 무슨일로 슬픈 마음이 드는지?
갑자기 울컥 울컥 했습니다.
제 마음을 제가 알아차리지도 못하였고,
도무지 제어가 되질 않았습니다.
이런 제가 제 마음을 모르는데
건너편에 앉아 있는 홍경수간사(목수)님이
제 마음을 알까닭이 없겠지요
식성 좋은 그는 한가지 찬이라도
어찌 잘 드시는지...그는 먹고 사라졌고,
줄창 기다리는 딸아이의 휴대폰은 아직 꺼져있고,
아들은 곧 며느리 될 짝을 만나시러 일찍 나가셨고,
아내는 먼데 출장가셔서 한주를 더 기다려야 하고...
아흐! 이때 문득 갑자기 쉰살이 다 되도록
아내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이모세 수사님과
마흔살이 넘고 마흔이 다 되도록
장가를 안간건지 못간건지를 도통 모를
사랑하는 동역자! 콩나물 목사와 주전자 목사의
자랑스럽고 다정한 얼굴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세친구는 오늘 제가 찍은 사진처럼
항상 이렇게 맑고 밝게 웃고 지내지만
허구헌날을 이렇게 밥상차려 먹었을텐데 싶으니
저 처럼 사흘만이 아니라 이 생각을 하니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다일공동체에 없어서는 아니될
너무도 귀하고 귀한 독신수사님과 독신형제!
이 세친구가 어떻게나 존경스럽고
어떻게나 자랑스럽던지요!
수많은 날들을 지독히도 외롭게 지내고
이렇게 밥해 먹었을 세 친구들!
세친구를 위한 중보기도를 뜨겁게하고 나서
성자되기 첫 걸음을 하며 외쳤습니다.
이모세 수사님! 만세!
예비 수사인 콩나물목사! 주전자목사!
만만세!
아하!!!
P.S. 다일공동체 가족들은 설거지를
성자되기 첫걸음이라 합니다. 아하!
이모세 수사님! 만세! 예비 수사인 콩나물목사! 주전자목사!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