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봉숭아 학당

 

열일곱살 론(LOUN)은

캄보디아 다일공동체에 와서 우리 스텝들을

매일 매일 만나는 청소년인데

프놈끄라움 초등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처음엔 캄보디아 현지 스텝인 줄 알고

이름이 뭔지? 나이는? 어디서 사는지?

취미와 장래소망까지 물어보았습니다.

또 한글로 아들이란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자랑스럽게 입고 있기에

‘아들’의 뜻을 알고 있느냐? 물었습니다.

 

대뜸 저를 가르키며 '아버지, 아버지!'

자신을 가르키며 '아들, 아들'하면서

제 뒤를 졸졸 따르는데 이 녀석의 붙임성은

정말 대단하며 못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한국의 봉숭아 학당이

씨엡립에서 재현되는 것처럼 여겨지고요

더욱 웃음과 은혜가 차고 넘칩니다.

 

론은 캄보디아 다일공동체에 와서

어느 누가 시킨 일도 없었는데

늘 밥 짓는 일을 도왔고

다른 친구는 먹고 가버릴 때도

항상 설거지까지 도왔다고 합니다.

 

설거지만 마치면 늘 하는 말이

"엉까 다일(NGO-DAIL)에서 일하고 싶어요."

“나도 스텝 되게 해 주세요.”

하여, 현지 스텝들은 하나같이 이 아이에게

최소한 모국어라도 읽고 쓰게 싶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대답했다고 합니다.

 

“론, 너는 초등학교는 얼마든지 졸업할 수 있어.”

“그래야, 우리와 함께 일 할 수도 있지”

“자, 더 늦지 않게 어서 학교가!”

이 말이 이 아이에게 큰 도전과 충격이었는지

지금은 허구헌날 결석하던 녀석이

얼마나 학교를 잘 다니는지 모른다고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놀라고 있습니다.

 

종일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니까

이 마을 사람들이 엉까 다일을

엉까 다일 스텝들이 마을 사람들을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복하게 잘 담겨 있는지요.

너무도 흐뭇하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아아, 꿈과 사랑이 잘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되기에 론과 함께 기쁨으로 외쳤습니다.

"엉까 다일이 최고야!"

그러자 론이 자신의 옷에 새겨진

아들이란 글자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며

대뜸 저에게 소리칩니다. “I'm 아들”

"You, 아빠!","You, 아버지!"

 

“그래 그래, 오늘부터 내가 너의 영적 애비다.”

“너는 내 믿음의 아들이고...”

아하!!

 

“그래 그래, 오늘부터 내가 너의 영적 애비다.”

“너는 내 믿음의 아들이고...”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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