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줄, 흘립니다…
한 농부가 양 어깨에 물지게를 지고 갑니다.
그런데 한쪽 항아리엔 금이 가 있었습니다.
양쪽 항아리 모두 물을 가득 채워 출발했지만
집에 도착할 즈음엔 한쪽 항아리 물은
항상 반쯤 비어있습니다.
미안한 항아리가 주인에게 말합니다.
“저 같이 금간 항아리는 이제 버리시고요,
새 것으로 갈아 쓰세요...”
주인은 금간 항아리에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어 네가 금간 것을
알지만 널 바꾸고 싶진 않아.”
“…”
“네가 지나온 길을 한번 뒤 돌아 보려므나
한쪽은 아무것도 자라지 못한 황무지이지만
네가 지나온 길은 아름다운 꽃과 풀이
이처럼 무성하구나...”
조금 부족하면 어떻습니까?
금이 가고 찌그러지고 흠집이 잡혔어도
그분은 다 알아서 알맞게 사용하십니다.
그분이 주인이니까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내 모습 이대로
받아주시고 사용해 주시는
주인의 마음이 너무도 잘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되어 울컥합니다.
금간 항아리 이야기 오늘 또 다시
들을 귀 갖고 들어보니
한 없이 부족하고 많이 모자란
저 자신이 보입니다.
뻥 뚫린 제 마음도 보입니다.
누군가에게 고물로 보이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도구로 보이며
도리어 희망이 될 수 있기에
금 간 내 마음과 깨진 영혼이
감사의 눈물을 흘립니다.
줄줄줄, 흘립니다…
아하!!
한 없이 부족하고 많이 모자란
저 자신이 보입니다.
뻥 뚫린 제 마음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