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득 형제(아천동교회)
아침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와서 앉아 있기까지만 할 때도 ‘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힘들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과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해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한국 날씨에 비해 매우 더워 적응이 안됐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무척 더웠다. ‘이 더위 속에서 어떻게 일을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일이 매우 힘들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직접 일을 하며 함께 활동해보니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하면 할수록 일이 즐거웠고 옷이 다 젖었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였다. 선교사님이 알려주신 캄보디아어는 들을 때는 ‘잘 기억해 줘야지’ 하면서도 막상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처음엔 말이 안 통해 답답했었는데,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몸짓으로나마 대화가 통하는 것 같아 좋았다. 직접 아이들을 만나보니 말 그대로 정말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이였다. 낯선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아이들은 기뻐하며 항상 웃고 품에 안기려 하였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 이 아이들이야 말로 정말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구나’ 라는 걸 느꼈다.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고 할 때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더더욱 느꼈다. 아이들 하나하나마다 튼튼해 보이는 아이들이 없었다.
너무 잘 먹어 튼튼한 나에 비해, 이 아이들의 다리나 팔은 너무 빈약해 보였다.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이런 것도 못 먹는 아이들도 있는데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 해’ 라는 말은 그냥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배식을 할 때는 밥을 먹으며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까지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밥을 먹는 아이들 중 반도 먹지 않은 채 그냥 멍하지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 같이 먹는 시늉을 하며 밥 먹는 것을 도와주자 그제서야 다 먹는 것을 보고 ‘사랑도 중요하지만 관심 또한 많이 필요 하구나’ 라는 걸 느꼈다. 밥을 먹지 않고 받은 밥 전부를 봉투에 담아가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이런 아이들을 보고 정말, 정말 가슴이 아팠다. 먹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밥을 담아가는 모습이 정말 감탄스럽고 찡했다. 급식을 다 먹고 나서는 바닥을 청소했다. 흘려진 것이 너무 많아 ‘언제 다 치우지...’ 하고 생각했으나 다 같이 일을 하니 금방 끝이나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날 역시 아이들 배식을 도와주고 ‘집짓기’에 임했다.
듣기로는 집짓기가 그렇게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데 막상 해보니 금방 끝이나고 나만 너무 놀았던 탓인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집짓기는 먼저 바닥을 깔고 옆으로 벽을 붙이기만 하면 끝이 났다. 바닥은 목사님과 전도사님들, 형들이 수고해 주신 덕에 금방 끝이 났고 벽은 권사님들과 누나들이 수고해주신 덕에 예쁜 벽이 완성되어 붙이니 멋진 집이 완성되었다. 집의 주인 되시는 현지인분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매우 기뻤다. 집을 완성하고 목사님이 기도를 해주실 때면 정말로 이집에 복을 내려주시고 주님을 잘 믿는 가정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그러고 나니 기쁨이 배가 되어 기분이 좋았다. 집짓기를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니 기쁘게 일을 해서 그런지 매우 개운하고 좋았다. 교회 분들 모두 피곤해 하시는 것 같았는데 나만 너무 놀은 탓인가, 나만 멀쩡한 것 같았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짧은 시내 구경을 하고 돌아와서 잠이 들려 할 때는 기억에 남는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날 지은 집도 생각이 났다. 기쁘게 임해서 그런지 피곤하지 않게 잠을 잘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다음날은 배를 타고 수상마을을 관광하였다.
물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잘 볼 수 있었다. 배를 타고 나가기 전에 교회 분들이 힘들게 만드신 빵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빵의 맛은 정말 맛있었다. 빵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고 나까지도 기분이 좋아졌다. 깨끗한 물이 부족한 캄보디아에 mbc 프로그램 ‘단비’에서 우물을 만들어 주시고 가셔서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선교사님의 말을 듣고 ‘정말 좋은 프로그램 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건기와 우기의 차이가 뚜렷해서 우기가 오면 이사를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듣기만 했는데 내가 힘든게 느껴졌다. 비록 가난하거나 빈곤하지만 기쁘게 행복하게 사는 캄보디아 사람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3박 4일 동안 이런 일 저런 일 겪어보며 정말 힘 안들고 즐겁고 기쁘게 봉사활동을 하고 온 것 같다. 하루하루가 정말 즐거웠고 보람찼다. 가난과 굼주림에도 행복해하고 기뻐하던 아이들과, 멋진 자연을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라는 나라를 다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짧은 기간동안 겪은 일이 이리도 즐겁고 기쁜데, 전부를 경험해보면 그 기쁨은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가도 들었다. 정말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하고 온 것 같아. 보람이 있었고, 그 무엇보다 캄보디아에 기독교인 수가 점점 더 늘어나게 기도가 필요한 것 같다. 그들이 주님을 알고 주님의 뜻을 알면 지금보다는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비록 몸은 조금 지저분하지만, 깨끗한 마음과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즐겁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캄보디아. 많은 선교사님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있는 나라 캄보디아를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서 봉사하고 싶고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교회에 감사하고, 온전히 다녀오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