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공무원입니다. 수험생활이 2년 가까이 다다르자 슬럼프에 빠지게 되어 다시 한 번 맘을 다잡고 시작하길 결심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전부터 계획하던 밥퍼 봉사를 작년 10월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시험이 그렇듯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혼자 하는 시간이 많아 다른 사람과 어울려 하는 일이 낯설어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땐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어지기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거든요. 그러다보니 말수도 줄고, 웃음도 적어지고, 시험에 낙방하며 자신감도 그에 따라 줄어들게 되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오히려 폐만 끼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날짜를 잡고 밥퍼 가는 길의 시장의 낯선 풍경과 밥퍼의 분위기에 어색해하며 사무실에 들어가 간단한 수칙을 듣고 주방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른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방은 분주했습니다. 알고 보니 직원 분들은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분들 틈에 껴서 돕기 시작했습니다. 무, 당근, 파를 써는 등 식사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엔 혼자 조용히 칼질만 했는데 간단한 인사였지만 다른 봉사자 분들과 조금씩 대화도 하고 농담도 하면서 친해지게 되자 더욱 즐겁게 열심히 하게 되고 힘이 났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생각하던 봉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주는 것보다 제가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하는 작은 일에 고마워하시는 분들 한분 한분을 보니 제가 하는 봉사가 이분들에게 힘이 되고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제야 밥퍼에서 봉사를 섬긴다고 하는지 그 뜻을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봉사를 끝내고 마음이 풍족해져 집에 돌아오니 전날과는 다른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끝없이 어두운 긴 터널을 혼자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시 제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2주마다 밥퍼를 방문해서 저 또한 웃고, 배우며, 섬긴지 5개월이 되었습니다. 곧 시험이 있어 당분간 찾아가지 못하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반겨주시는 밥퍼에서 느낀 따뜻한 마음은 계속 간직하고 있겠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하반기에 찾을 때도 반갑게 맞아주세요. 그땐 합격해서 오겠습니다.^^
밥퍼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밝은 웃음, 맑은 마음으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