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돌다가 맴돌다가...
속마음이 드러나고 있는데
시리고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데
이 마음 어디 다 꺼내놓지 못하고
나홀로 괴로움과 충돌하며
심히 가슴앓이 하고 있는데
서정주의 시 ‘푸르른 날’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맴돌다가 맴돌다가
지워졌습니다.
저기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아아!~~~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맴돌다가 맴돌다가
지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