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소리쳐 부르면...
뒷산에 혼자 올라가서 메아리를 불러냈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내가 기쁠 땐 기쁜 목소리로 슬퍼할 때면 슬픈 목소리로 응답해주던 메아리가...
중학교 3학년을 다니던 시절 아버님이 훌쩍 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 저녁노을에 붉게 물들며 피 눈물을 함께 흘리면서 통곡해주었던 메아리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설곡산에도 이렇게 함께 해 주는 메아리가 있어서 스스로 고독을 선택해 고독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 설곡산의 산 사나이들은 외로울 때가 있어도 결코 외로움에 몸을 떨거나 뿌리치질 않습니다.
산을 향해 난 너를 좋아해 라고 소릴치면 메아리도 똑같이 너를 좋아해 라고 대답해 주지만 가끔은 장난도 칩니다. 널 미워해 라고 소릴쳐도 그래도 난 널 좋아해 라고 대답해 주는 메아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형건님이 쓰신 ‘메아리’라는 동시가 너무도 아름다워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립니다.
<메아리>
네가 소리쳐 부르면 난 우뚝 산으로 설래.
네 목소린 내 마음속에 깊이깊이 울려 퍼지겠지.
그걸 메아리로 돌려보낼래.
-“너를 좋아해!”
-“너를 좋아해!”
-“정말이야!”
-“정말이야!”
그러다 가끔 넌 장난도 치겠지.
-“널 미워해!”
그럼 난 움찔 놀랄 거야.
하지만 난 흉내쟁이가 아냐.
얼른 또 다른 메아리를 만들래.
-“그래도 난 널 좋아해!”
-“좋아한다구우~~~”
-“아하! 아하!...”
내가 기쁠 땐 기쁜 목소리로 슬퍼할 때면
슬픈 목소리로 응답해주던 메아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