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 기적의 현장에서

 

빗줄기가 한차례 지나가더니 날씨가 더욱 쌀쌀해 졌습니다. 오늘도 밥퍼 앞마당엔 천여명이 넘는 배고픈 이웃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이곳을 처음 찾은 문애란 대표께서 너무 늦게왔다시며 앞으로 자주와서 봉사하시겠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한결 따뜻해 졌습니다.

 

다들 돌아간 뒤 혼자서 성서말씀을 묵상하고 있는데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시는 주님의 당부 앞에서 무기력해지려는 나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의 현장에서 이십사년째 살아가면서도 의심에 찬 냉소적인 질문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삽나이까?” 하면서 말이지요.

 

벳세다광야 들판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배고픈 사람들이 오천명쯤 된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여자들과 아이들을 제외하고 장정만 계산한 수치입니다. 이들을 다 먹이려면 얼마만한 돈이 필요하겠습니까? 제자중에 한사람 빌립은 즉시 계산을 마쳤습니다. “주님,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안드레는 빌립보다는 조금은 적극적인 것 같아 보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도시락을 들고 온 한 어린아이를 찾았던 것입니다. 소년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청량리 밥퍼 마당에서 안드레 같은 제자, 이태형수사님을 보았습니다. 다들 돌아간 깜깜한 저녁시간에도 이태형수사님이 누군가를 모시고와서 밥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거 였습니다. “이 분들은 누구냐?”라고 물었더니 유기농 김치를 만드시는 분들인데 후원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이태형수사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이곳저곳 다니며 밥퍼와 다일천사병원을 위하여 월 만원씩 후원하는 만사후원회원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혼자서 뛰자니 지칠만도 하고 동료들을 불평할만도 한데 꾸준히 변함없이 오늘도 친절한 미소속에서 도시락을 들고 온 한 소년을 찾아내는 안드레 였습니다. 수사님 얼굴속에서 안드레가 오버랩 되면서 갑자기 눈물이 핑돌면서 밥퍼 앞마당에서 무릎꿇고 기도했습니다.

 

“할수있는것부터, 나부터 시작하는 다일 섬김의 영성과 정신이 계속계속 이어지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우리 기도를 들어주소서! 간절히 비오니...” 아하!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도시락을 들고 온 한 어린아이를 찾았던 것입니다.

소년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Posted by 다일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