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다일교회 2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김유현 목사입니다.
저의 출신과 학력배경은 조금 다양하고 재미있습니다. 대학은 고신대에서, 신대원과 목사안수는 합동교단 총신에서, 현재 목회사역은 통합교단에서 하고 있습니다. 또 목회를 하기 전 6년간 한국기독학생회(IVF)에서 캠퍼스간사로 섬기기도 했습니다.
저의 이런 다양한 신학과 신앙배경의 경험이 수년전 다일공동체와 만나면서 머리의 신학이 가슴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이요 축복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이전부터 알고 있던 ‘다일’은 청량리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밥을 퍼주는 기독교 구제사역의 대표적인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나 다일공동체와 만나면서 이분들 안에 깊은 기독교 영성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리차드 포스터나 헨리누엔의 책에서만 맛보았던 기독교 고전의 영성이 공동체의 예배와 노동과 섬김 속에 온전히 녹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게 큰 도전과 감동을 준 것은 ‘다일영성수련’이었습니다.
2008년에 105기로 다일영성수련에 아내와 함께 참여하면서 저희 부부는 기독교 영성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하나님께서 나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허락하셨는지를 저의 지, 정, 의 전 인격을 통해 깨닫게 되었고, 마음에 모든 두려움과 정죄와 비교가 사라진 참 자유와 평안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다가 주님 앞에 가야할 지도 분명히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하나님의 은혜로 다일복지재단의 사무국장과 밥퍼 본부장으로 일했고, 2010년에 최일도 목사님의 후임으로 다일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를 해보니, 이 다일영성수련을 통해 교회가 너무나 큰 유익을 경험한다는 것을 또한 실감했습니다.
교인들을 심방 해보면 가족들 중에 마음의 오랜 상처나 병으로 고통 중에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새가족이나 성도들 중에도 이런 고통 가운데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이 믿는 성도에겐 궁극적인 해결이 됨을 믿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전문적인 기독교 상담치유사역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전문치유상담을 받도록 권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런 치유사역에도 한계가 있음을 봅니다. 특히 믿지 않는 가족들에겐 그런 권면 자체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다일영성수련은 이 점에서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접촉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 누구에게나 있는 정체성의 문제, 상처와 화의 문제를 다루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합니다. 이 문제들을 풀어가는 과정도 성경적인 대답을 바로 제시하지 않고, 일반은총 속에 있는 하나님의 선하심에서 시작하여 특별은총의 기독교 복음으로 연결해 갑니다. 그래서 영성수련 마지막 날엔 참석자들에게 성경공부를 통해 깨달음의 결론을 내리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신앙이 없는 분들이 다일영성수련을 참석하고서 자기 내면의 문제를 해결받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기로 결단하고 교회를 나와서 지금까지 신실하게 신앙생활하는 분들이 많으며, 다일교회에는 그런 분들이 여러분 계십니다. 그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감사하고 은혜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이 “예수믿으라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좋았습니다. 다일영성수련은 우리같은 비기독교인들에게 거부감이 없도록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였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영성수련 이후에 스스로 예수님을 믿기로 작정하고,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하며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다일영성수련이 직접적으로는 복음을 드러내진 않지만, 그 중심은 얼마나 복음적인가 하는 것을 증명한다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한 여집사님과 남편이 영성수련을 다녀온 이후, 오랫동안 교회에 발길을 끊었던 남편이 그 다음 주일 스스로 교회를 나오셔서 등록하고 자녀들까지 너무나 행복하게 신앙생활하는 것을 봅니다. 또 부부간의 큰 갈등으로 이혼 위기까지 갔던 가정들도 이 영성수련을 통해 치유되고 회복되는 일도 많이 봅니다.
이 귀한 사역을 위해 교회 담임목사직까지 내려 놓으시고 헌신하시는 최일도 설립목사님이 너무나 고맙고, 다일교회의 목회사역과 다일영성수련 사역이 함께 좋은 동역의 관계로 계속해서 성도들에게 큰 유익이 되어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