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홍님, 정봉길님,오용길님..그림


- 다일 영성수련원
다일 영성 수련원의 가을을 느끼며….

다일영성수련원 본원이 있는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골짜기에도
가을은 깊어만 간다.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도
어느덧 후두두 소리를 내고 낙엽 비가 내린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보며
오늘은 문득 가을편지를 쓰고 싶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올여름 유난히도 덥고 비가 많이 내렸지만,
설곡리 영성수련원 텃밭의 배추와 무는
아주 튼실하게 자랐다.
곧 김장할 것이고, 김칫독을 밭에 묻어 두면
내년 봄까지 맛있는 김치를 먹게 될 것이다.
설곡의 김치, 된장과 고추장은
이미 맛이 일품이라고 소문이나 있다.

나는 유년 주일학교부터
교회와 집을 오가며 신앙생활을 했다.
늘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잘 한다고 칭찬을 받고 자랐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고정관념과 편견이 심해서
내 생각과 다른 것은 인정하지 않고
비판하는 아집이 강한 편이었다.

15년 전 다일영성수련을 통해서 여지없이 나는
돌처럼 굳은 자아가 와장창 깨졌고,
이제는 제법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오고 있다.
널찍한 돌 위에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니 꿈만 같다.

다일영성수련회가 132기까지 15년을 하루같이
묵안리 농가주택과 설곡 계곡에 울려 퍼지던
아픔의 고통을 씻어내던 통곡소리.
깨달음의 진리로 자유의 기쁨을 노래하던
벗님들의 맑은 웃음소리….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느새 난 S 라인(?)을 자랑하던 풋풋한 모습이
자타가 공인하는 풍신한 몸매의 넉넉한 아줌마로
변신하고 있으니….
‘아! 세월이어라.’

지금 난 빨갛게 가슴을 물들인 단풍들이
너무 고와 살포시 집어 든다.
학창 시절 시집 행간을 가을 향기로 채우던
마른 잎을 그리며 오늘은 소녀가 되어
책갈피에 끼워 넣는다.

뒤 곁에선 고양이 한 마리가
마치 백일 지난 어린아이처럼 울어댄다.
녀석은 행복할 거다.
우리 공동체 식구인 겸비형제가
우유에 밥을 말아 살뜰히 보살피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겸비 님이 내민 우유 밥그릇을
고양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후루룩 마셔댄다.
고양이 아빠가 된 겸비님을 보며 나도 같이 행복해진다.

십자가를 손수 제작하는 금나팔님은 전직 가수이다.
공동체 형제이지만 이 친구는 못하는 게 없다.
노래면 노래, 코뿔소 뿔이면 코뿔소 뿔,
음식이면 음식, 기계 트랙터를 움직이는 솜씨는 프로급이다.

또 우리의 설곡산 모세 원장님은
늘 누구에게나 "사랑합니다.' 하면서 너털웃음을 날리신다.
그 넓은 품으로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동그랗게 안아주는 분이시다.
모든 형제에게 아버지신 것처럼….
이 분의 인기는 국보급이다.

또 봄 하늘이라고 하는 형제는
수줍은 미소의 꽃미남이다.
앞으로의 꿈은 혼자된 미망인 목회자 사모들을 위해서
사역을 하고 싶은 야심 찬 믿음을 가진 형제다.
또 새로 개원한 자연 치유센터 부원장님은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고급장교출신이다.
15년 전부터 다일 사랑에 흠뻑 빠져
대관령을 넘어오셨다.

대광고등학교 시절부터
북극성님(최일도목사님) 열광팬이다.
영성수련을 받을 때는 영성수련 시작부터
온전한 마음으로 준비한다고
서울 대광고등학교부터 가평 설악면까지
육군 보병 실력으로
'걸어서 설곡까지' 전설(?)을 나은 분이다.
이제는 설곡리 산길을 영성수련에
오시는 벗님들에게 설곡산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려고
온 힘을 다해서 행복한 오솔길을 만들고 계신다.


또 빠질 수 없는 남 권사님과 노 권사님.
두 분은 설곡을 다녀가는 모든 분께
영양밥을 만들어서 건강을 골고루
균형 있게 해주는 천사시다.
사랑으로 모인 가족과 행복을 나누는
봉사자님들이 함께 하는 설곡산은
최일도 목사님과 김연수 사모님이 1기부터 132기까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이 땅에 수많은
상처 입은 영혼들을 치유하기 위해
주님의 뜻을 소박하게 실천하고 있는 곳이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지치고 힘들어도
미국, 유럽 등 벗님들이 원하시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신다.
다일영성수련원은 한 생명을
소중히 살리기 위해 일차적인
육신의 생명을 살리는 밥을 퍼주는 사역뿐만 아니라
영혼을 깨우는 일을 우선으로 하고 계신다.

오늘따라 가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니
손을 부비며 고생하면서도 행복해서 웃던
지난날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그립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시는지….’

암 투병으로 죽음과 싸우시던 벗님이 쉼을 얻고 가시며,
이혼을 앞두고 조정기간에 영성수련에 참석하며
다시 사랑으로 가정을 회복하시던 벗님들,
귀한 깨달음과 은혜를 받은 사장님이 직원들을
기수마다 보내주시던 일.
부부간의 갈등으로 전혀 회복할 수 없었던 일,
남편의 폭력으로 인생을 포기하고 싶다던 벗님들이
이곳에서 변화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며
함박 웃으며 기뻐 울던 일.
부모와의 대립으로 돌아가신 뒤에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과 자신마저도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건강한 삶을 찾은 사람들….
큰아버지의 가정이 몇 년 동안 별거하며
자녀까지도 버림받을 수 밖에 없었던….
조카의 변화로 다음 기에
큰아버지 내외와 조카들까지 데리고 와
온 가정을 회복시켰던
미국 유학 중 방학 동안에 한국에 와서
수련에 참가했던 벗님, 임신한 몸으로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기도했던
남편으로 말미암아
친정 부모님까지 감정의 막힘으로
평생 가슴의 통증으로 고생했던 모녀가 치유하여
자유의 기쁨을 노래하던 시간,
아버지와 아들, 딸과 엄마의 화해,
부부의 화해, 자신감의 회복….
‘어찌 다 말할 수 있으랴!’

다일영성수련원은 다시 돌이켜 보면
길인도자이신 최일도 목사님과
김연수 사모님의 힘과 더불어
서로의 작은 마음이 모아진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 다일영성수련을 통해서 베푸신
주님의 기적들을,
무한하신 주님의 사랑을
우리가 신학적으로 다 분석할 수 있을까?’
그것은 하늘만의 비밀이며,
주님이 이 땅에 사는 동안
주님을 믿는 우리에게 준비하신
가장 소중한 선물인 은총인 것이다.

오늘 새삼,
이 깊은 설악 골짜기에서
다가올 영성수련 일자를 손꼽아 기다리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비와 바람 소리, 물소리와 새소리,
안개 속에서 피어오르는 붉은 노을을 보며
주님이 지으신 놀라운 자연의 신비 앞에
고요히 고개를 숙여본다.

나도 모르게 추억을 회상하다
다일영성수련원의 가을 풍경을
단풍잎에 담아 모두에게 가을 편지로 보낸다.
133기 다일영성수련이 어서 열리기를 기다리며….
‘아….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
단 한 번인 이 인생을 주님이 만들어 주신
이 꽃자리에서 주님의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

주님 사랑합니다.

소중한 하루 당신과 늘 함께 하게 하소서!

... 가을이 깊어가는 설곡 골짜기에서….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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