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일공동체 창립 25주년 기념, 영성 생활수련 현장기록 모음(10/25)-

10) “참, 좋으신 하나님!”


어제 보내드렸던 묵안리 다일수련원의 화재현장 사진과 글을 받고 저 멀리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답장이 왔습니다. ...

탄자니아 쿤두치에서 선교하는 변창재 스데반님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신학(M.Div)을 공부하며 영성신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김지훈 다니엘님이 그 당시 느꼈던 소감을 몇 자 적어 보내왔는데 감동이 되어 여러분들에게 전합니다. 먼저 미국에서 온 다니엘님의 편지입니다.

「묵안리 다일 수련원에서 화재가 난 것을 제일 처음 목격한 사람은 당시 묵안리 다일공동체 총무로 있던 저와 제 아내 이순선 나다나엘님입니다.

아내는 곧장 119에 신고해서 화재가 났다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소방관의 음성이 있었는데 “눈에 보이는대로 가장 값진 것을 들고 가장 안전한 곳으로 서둘러 대피하라!” 고 했다는 겁니다.

그 난리통에 아내는 정신없이 물건하나를 챙겨서 나왔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손에는 빨간 전기밥통 하나만이 달랑 들려있었습니다.

덕분에 영구보관 자료와 훈련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모든 필독서 책들과 최 목사님께서 전국과 해외에서 가져오신 진귀한 물건들이 모두 다 타버렸지요.

다일수련원에서 귀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달랑 밥솥 하나만 들고 나왔다는 것이 하도 황당하여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네팔에서 돌아오자마자 화재현장에 찾아 오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제 손을 꼭 붙잡고 “괜찮아, 괜찮아! 우리 모든 가족중에 한 사람도 머리털 하나 손상하지 않고 불길이 사그라들었으니 그게 감사한 일이지. 도리어 감사, 감사, 감사하세!”

누가 밥퍼목사님의 그 성도가 아니랄까봐 제 아내는 가족들과 D.T.S 훈련생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밥 짓는 밥솥하나 들고 나왔는데 도리어 나다나엘님에게 아주 잘했다며 다일의 여장부답다고 칭찬해주신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좋으신 하나님’과 ‘감사하세!’를 부르던 그 날, 곧바로 우리 손으로 복구하자고 말씀하시면서 “이 자리에 비닐하우스를 다시 치자! 비닐하우스 예배실에 멍석을 깔아놓고 감사예배와 주일공동예배를 올려드리자”고 말씀하시던 그 때의 눈빛을 저희는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뜻하지 않은 묵안리의 불길로 고통을 받으셨지만 청량리에서는 물난리가 나서 중요한 집기가 물에 둥둥 떠다녔다는 이야기를 하실 때 정말 최 목사님은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시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의지가 있으신 분이신 것을 함께 살면서 더욱 실감나게 경험한 것입니다.

이때 뿐만아니라 함께 살면서야 발견하는 최 목사님의 불굴의 의지와 추진력은 항상 저희 부부에게 너무도 잘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되어 저희들도 꼭 배우고 본 받고 싶은 점입니다.

“뭐, 이정도 가지고 땅이 꺼지듯 낙심을 하는가? 힘을 내시게!” 하시며 그 당시 총무일을 보며 책임을 져야할 저에게 도리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마음이 이제사 더욱 잘 전달이 되어 마음을 울컥하게 합니다.

25년 전 그 시절을 뒤돌아 보면서 묵안리 수련시절을 떠올리니 역시 감사밖에 없습니다. 아하!!」

김지훈 다니엘님의 마음이 친구 여러분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되시는지요?^^ 다음 편지는 탄자니아에서 변창재 스데반님께서 보내신 편지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목사님! 어제 보내 주신 행복편지를 받고 다시 2008년으로 되돌아가 보았습니다.

2008년 1월 11일, 우리 모두는 네팔다일공동체 설립감사예배를 기쁨으로 주님께 올려 드렸습니다. 그리고 비전트립의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카투만두 공항으로 출발하려는데 한국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오게 됩니다.

“묵안리 다일수련원 주방에서 작은 불길이 일어나 벽면 일부가 좀 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잘 잡혔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5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새벽 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하지만 비행 기간 중 2차 화재가 발생하여 수련원이 전소 했다고 울면서 화재 소식을 전하는 공동체 가족들의 비보를 접하시고 그 길로 단숨에 경기도 가평까지 달려가신 목사님!

전소… 모든 것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된 수련원 터 위에서 한참을 침묵으로 홀로 계시던 목사님! 발을 동동 구르며 진화 작업에 나섰던 공동체 가족들과 DTS 훈련생 한 명, 한 명을 따뜻하게 안아 주시며 얼마나 많이 놀랬냐고 위로하시던 목사님!

하나님께 찬양 드리자고 다함께 손에 손을 잡았는데 목사님이 부르신 찬양은 뜻밖에 ‘좋으신 하나님’이었습니다.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시는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한없는 축복을 우리에게 주시는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교회학교부터 지금까지 수백, 수천 번 이상을 불렀던 ‘좋으신 하나님’인데 저는 그 때서야 이 찬양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달아졌고 눈물로 고백 드리게 되었습니다.

묵안리에서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동이 틀 무렵 남양주에 있는 다일교회에 가셔서 홀로 기도하시고 아무도 모르게 강변을 거니셨던 목사님!

수련원과 함께 잿더미가 되어 버린 설립자의 마음과 눈물을 공동체 가족들 앞에서는 보이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에 모든 아픔과 괴로움, 아쉬움을 눈물로 떠나 보냈다는 고백을 그것도 몇 년이 지난 후에야 해 주셔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목사님의 고백처럼,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2년 후 다일공동체에 더 크고 좋은 다일 DTS 훈련원 건물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고난과 시련과 역경을 감사의 제사로 올려 드리는 목사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오늘도 아프리카 탄자니아 땅에 밥으로 오신 예수님을 밥으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목사님! 진실로 존경하며 사랑합니다! 」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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