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13
~~아하목사의 행복편지~~

“스마일 할머니 미소가 최고야!”

집요한 관심과 돌봄으로 이제서야 밥퍼의 단골손님 스마일 할머님이 왜, 이름도 없고 주민등록번호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살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싶고, 이제까지 이토록 서럽게만 살아오신 할머니의 삶이 너무도 안타까워 울컥거리는 마음을 진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열 두 살이나 열 세살쯤 목포에서 상경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만 대한민국 남도 어디선가 태어나셔서 분명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인데 고향도 모르시고 가족도 기억이 없고, 아직도 주민등록증을 한번도 발급받으신 일이 없었고 당연히 기초생활수급비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한 민초입니다.

이 나라에서 65년 이상을 살면서 아무런 신분도 도움도 혜택도 받지 못하셨다니 너무도 기가 막혀서 아무 말이 안나왔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일제시대도 아니고 전쟁직후 60년전도 아니고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건지...

10년 전부터 청량리 쪽방에서 기거하시는데 기초생활수급자인 장애인 할아버지가 방세를 내고 있었습니다만 함께 살던 장애인 할아버지가 혼수상태가 되어 시립병원에 입원한 후 더 이상 쪽방에서도 기거하기가 힘든 상태가 된 것입니다.

10년 단골손님이 이제야 속사정을 김미경 주방장님께 말씀하시고 작은천국 장갑순 사회복지사 과장님에게 다시 이야기 해주셔서 오늘에야 저도 알게 된 사실입니다.

일반인과 같은 주민등록증은 당장 발급이 어려우나 다일 작은천국같은 보호시설에 들어오면 전자 주민번호를 받아서 기초생활수급비는 받을 수 있기에 곧바로 조치를 취해드렸습니다.

이를 위해 밥퍼의 주방장 김미경 권사님과 작은천국의 사회복지사 장갑순 과장님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며 스마일 할머니의 사연을 들으면서 얼마나 많이 함께 울고 웃었는지는 하나님만 아시지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기억력이 많이 흐려지셨고, 쪽방에서마저 쫓겨날 신세가 되셔서 늘 웃으시던 스마일 할머니가 찡그린 할머니가 되었다면서 근심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었는데 이제 다시 스마일 할머니께서 그 환한 미소를 되찾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엔 사회 안전망 시스템에서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분들이 의외로 아직도 많이 계십니다. 여러분들 주변에도 스마일 할머니처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의 회복과 한 사람의 인권 회복 차원에서라도 꼭, 반드시, 찾아내셔서 인간다운 삶을 이제라도 살아가시도록 도와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간소외의 그늘속에서 살아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분이라도 더 밥 맛나게, 더욱 더 살맛나게 해 드려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한 걸음이라도 더 앞당겨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갑자기 기온이 곤두박질쳐서인지 밥퍼 앞마당에 서계시던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몸을 움츠리고 계셨는데, 스마일 할머니의 돌아온 웃음을 보고는 밝은 미소로 함께 외쳤습니다.

“역시, 스마일 할머니는 미소가 일품이야!” “스마일 할머니 미소가 최고야!”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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