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04. 20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2)~

“위로와 평화와 용기 주시기를...”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 안에 사랑하는 자식을 둔 어느 장로님께서 쓰신 글을 보았습니다. 이 분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는 마음이 들면서 읽어 볼수록 신뢰와 존경이 가기에 친구 여러분들에게 그 분이 남기신 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요나가 고기뱃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회개하고 나온 것처럼 다시 살아와도 감사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정민이가 하나님의 자녀로 구원받은 것에 감사합니다.

이번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생사화복의 주권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항상 고백하고 우리의 생명이 영원하지 않음을 인식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잠시 왔다 가는 나그네입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말씀과 기도와 오직 예수그리스도 복음으로 전도자의 삶을 살기로 기도합니다. 모두들 한마음으로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장로님의 고백처럼 우리는 이 땅에 잠시 잠깐 있다가 본향으로 돌아가는 나그네입니다. 이 땅은 영원히 사는 곳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의 삶은 잠시 잠깐입니다. 이 세상에 오는 것은 나이 순서대로 왔지만 가는 것은 순서도 없습니다. 이 잠깐의 삶이 영원을 결정하기에 우리는 이럴수록 더욱 더 바른 믿음, 바른 삶을 살아야 할 그리스도인입니다.

오늘 부활주일에 김장로님의 글을 읽으며 한국교회가 낳은 성자 손양원목사님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두 아들을 한날 한시에 잃어버리고 두 아들을 죽인 사형수를 양아들로 받아들인 손양원 목사님 말입니다. 그때 아홉 가지 감사기도를 바치신 손 목사님 마음이 잘 전달되며 눈물이 터져 나온 부활주일입니다.

손 목사님처럼 자기의 두 아들 동인이와 동신이를 죽인 사람을 양아들로 삼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범사에 감사하라신 주님의 당부처럼 도저히 감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장로님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신앙인들은 드물지만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음이 너무도 감동적입니다.

두 아들의 장례식 때 손양원 목사께서 "내 느낀바 은혜 받은 감사의 조건을 들어 답사를 대신하겠습니다."하시며 자그마치 아홉 가지의 감사문을 두 아들의 장례식에서 다음과 같이 읽어내려 가셨습니다.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이 나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 중에 어찌 이런 보배를 내게 맡겨 주셨는지 감사하며, 셋째, 내 자녀들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 차자를 바치게 된 축복을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두 아들이 순교하게 해 주심을 감사하고,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서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가 총살 순교함 이리요. 여섯째, 미국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감사합니다.

일곱째는, 내 사랑하는 두 아들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마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여덟째, 내 두 아들의 순교의 열매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아홉째로 이와 같은 역경 속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기쁜 마음, 여유 있는 믿음 주심을 감사하나이다."

아아,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우리 주님도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셔서 영 죽을 수밖에 없는 나 같은 죄인도 용서해 주시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께서 슬픔과 절망에 빠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시고 산 소망 주시기만을 간구합니다.

2014년 부활주일에 세월호의 실종자들과 한명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애쓰시는 대원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아직도 바다 밑에 두고 처절하게 울부짖고 계신 유가족 분들에게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주님께서 참된 위로와 평화와 용기 주시기만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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