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06. 06
  

                                              ~ 최일도 목사의 마음 나누기 ~
                                                " 생명만이 생명을 낳습니다 "                     

     

 

  

지난해 오늘은 현충원에 가서 호국영령들과 아버님을 추모할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보상은 물론 아버님 유골의 현충원 안장까지도 정중하게 사양하신 어머님의 뜻을 따라 현충원이 아닌 설곡산에서 아버님을 추모하고 천사병원 예배실에서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따라 병원 예배실 전면에 있는 사진이 제 눈에 확 들어 왔습니다. 푸른 새싹이 생명을 뿜으며 움트는 것이 어찌나 장해 보이던지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요즘 천사병원과 작은천국 밥상에는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병원과 부속실 건물 모퉁이의 작은 텃밭에 상추와 고추와 야채를 조금씩 심어 기른 것이 어찌나 실하게 잘 자라는지 작은천국과 병원식구들이 모두 먹을 수 있을 만큼 수확이 아주 좋습니다.

처음에는 관심도 없던 입소자들이 쓸모 없던 땅에서 푸른 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걸 본 후부터는 너도나도 물과 비료를 주고 가꾸기 시작했는데 직원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이분들이 키운 싱싱한 상추를 밥상에서 만나고 먹으면서 너무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도리어 저에게 진실로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분들 때문에 목이 잠시 메었습니다.

밭을 가꾸시는 분들이 돋아나는 싹들과 야채들을 보며 어찌나 좋아하고 또 생기를 얻으시는지 곁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제가 더욱 행복해집니다.

어떤 때는 매일 드시는 약보다 밭 한번 더 보고 잘 가꾸시는 것이 더 효과가 있는 듯 보여서 직원들은 이분들의 텃밭 가꾸기를 ‘농사 테라피’라고 부릅니다.

아무렴 생명만이 생명을 낳습니다. 임종을 앞두신 분들이 얼마 남지 않은 생명으로 생명을 키웠으니 생명의 역사가 이어져가며 잘 자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른 땅을 뚫고 올라와 쭉쭉 뻗어 움트고 자라는 생명력과 함께 죽임의 문화를 이기는 살림의 생기가 넘쳐나는 작은 천국과 천사병원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하^^

Posted by 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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