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내 친구여!"
당신의 이름, 당신의 눈빛이
내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기에
아무 말 없이도 친밀감을 느끼며
당신의 이름 부르는 것 만으로도
온 몸 구석구석까지 다 따뜻해져
늘 가슴 터질 듯 한 설레임으로
당신의 이름을 또다시 불러봅니다.
말과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어서
침묵과 소리없이 흘리는 눈물로만
소통할 수밖에 없는 벗이기에
침묵의 소리로 더 깊고 심오한
영성의 길을 지향하는 진정한 친구이기에
거짓과 가식의 옷 벗어 버린 자유 혼으로
당신의 눈빛을 바라만 봅니다.
수많은 밤 지새우며 고독의 강을 건너
고뇌의 숲을 함께 걸어온 나의 길동무여
아아, 세상은 도저히 줄 수도 알 수도 없는
이처럼 깊고 끝도 없는 우리 만남을 위하여
이 사랑을 위하여 성 목요일 밤에
무릎으로 나아가 당신의 발에 입 맞추고
씻어드리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은밀한 기도 속에서만
친밀한 사귐을 갖을 수 있는 당신이기에
고통 없이는 사랑할 수 없는 당신이기에
처절한 아픔 속에서만
웃을 수 있는 당신이기에
고통이 형벌이 아니라 은총임을
진정 깨닫게 해주신 당신이기에
한평생 간직하고 부를 수 있는
당신의 이름, 당신의 눈빛이
내 가슴 깊이 새겨져 있음으로
오늘밤도 통곡을 참아내면서
당신이 하신 것처럼 소리없는 눈물로
당신의 발을 닦아 드리오리다.
벗이여, 내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