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다일공동체

이제 봄바람이 이곳 훈춘에도 따스하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다일어린이집 아이들도 긴 방학을 끝내고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첫 번째 사명인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박상원 도서관이 생기고 나서 모두들 책을 읽는 습관과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하는 좋은 습관이 생겨났습니다.
모두가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는 우등생인건 아니지만 자기에게 맡겨진 학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대견하기도하고 듬직하기도 합니다.

3월 1일, 삼일절 90여년 전 일본의 주권을 빼앗긴 한민족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만세운동을 벌였던 그 날, 아이들과 함께 연변조선족 자치구에 있는 독립운동유적지인 대성학교와 민족시인 윤동주님의 생가를 방문하였습니다. 조선족 친구들과 한족 친구들 모두 함께 한 차를 타고 부족하지만 제가 설명을 하며 함께 다녀왔습니다. 다일의 아이들이 타고난 자신의 민족을 사랑할 수 있게 교육하고 다른 민족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민족이 다르다는 것도 넘어서는 아이들로 자라주길 기도했습니다. 
특히 윤동주 생가에서는 윤동주님의 서시를 함께 읽으며 사색에 잠겨보기도 하였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며 역사 앞에서 살았던 아름다운 청년 시인의 초상을 대하며 오늘 나는 아이들 보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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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여름학기에 진학과 진급을 합니다. 그런데 이번 봄에 새로운 학교로 진학한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제과제빵을 배워서 리일이 형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항상 이야기하는 최원삼입니다. 중학교 3학년인 원삼이는 학교에서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입시공부를 하는 것보다 직업학교에 먼저 진학해서 빵만들기를 만들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원삼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직업학교 선생님들과 중학교 선생님들과의 오랜 상담과 면접 끝에 극적으로 3월부터 두만강기술학교 제빵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제과제빵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태도로 모자란 기초 학력도 높이겠다는 약속과 함께 상급학교 진학이 허락되었습니다.
원삼이가 자기가 꿈꾸는 일을 잘 배우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과 기쁨이 되는 일꾼으로 자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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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학교 진학과 취업준비 등으로 큰형님, 큰누나들이 독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형님 누나들이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가족을 찾기위해 훈춘시 전역을 돌며 다일어린이집에서 생활할 아동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졸업하는 형, 누나들의 숫자만큼 새로운 가족이 생길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합니다. 다일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다일을 통해 삶이 바뀌고 자기 꿈을 펴갈 수 있는 아이들을 보내주실 것입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도 새로 올 아이들도 모두 사랑으로 잘 양육하고 키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려 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올해 다일어린이집의 가장 큰 기도의 제목은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새로운 다일어린이집 건물을 건축하는 일입니다. 처음 다일어린이집이 건축되었던 밀강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없었기에 아이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시내로 이주하게 되었고 박태수 명예원장님의 기증으로 현재 다일어린이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건물은 훈춘시내 중심가 빌딩 3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태수 명예원장님이 기증해주실 때 다일가족이 살기에 부족함 없이 잘 꾸며주셔서 지난 4년간 너무 행복하게 잘 사용했으나 아쉽게도 이곳 건물의 임대계약이 2012년까지입니다. 이제부터 준비해서 2012년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있는 건물, 훈춘시내에 학교를 통하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훈춘시근방에 어린이집을 건축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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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훈춘시 민정국과 함께 어린이집 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훈춘시 민정국과의 협의가 잘 이루어지고 건축과 이전의 모든 과정이 주님의 뜻안에서 아름답게 이뤄져 갈 수 있도록 모든 다일가족들의 특별한 화살기도가 필요합니다. 기억하시며 기도해주세요

하루하루 아이들과 지내면서 더욱더 깨닫게 되는 것은 아주 작은 일, 어린이집을 청소하고 아이들이 해 놓은 빨래를 정리해주고, 망가진 전등을 수리해주는 일 같은 아주 작은 일에서 진정한 사역이 시작되고 그것인 사명이라는 것을 더욱 깨달아 알게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창하고 큰 사역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런 일을 위해서만 쓰이길 원했던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곳 훈춘에서의 삶 속에서 아이들의 미소 속에서 하루하루의 삶을 통해 다시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것은 진정한 섬김은 지금부터, 여기부터, 나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것부터...라는 사실입니다.
작은 것부터 섬기는 마음 구석구석 청소하며 딱는 것, 아이들의 손톱을 깍아주는 것, 아픈 아이들이 어떤지 아침마다 챙기는 일....이런 작은 일을 통해서 조금씩 사랑이 전달되어 감을 느낍니다. 
사회개혁은 청소부터, 교회갱신은 설거지부터라는 다일의 영성문구가 이제야 마음으로 아하!하고 다가옵니다. 청소의 기쁨, 설거지의 영성을 생활속에서 배워가고 있습니다. 다일어린이집을 통해 훈춘 땅이 밝아지고 아름다워지고, 이 중국이 아름다워질 거라 믿으며 오늘도 또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열심히 아이들과 함께 방도 딱고 마음도 딱겠습니다.
다일가족 모두에게 환하고 따뜻한 아이들의 미소를 마음으로 전합니다.
짜이찌엔(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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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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